[펌] 투자의 신 - 고래가와 긴조 인터뷰 내용
저는 처음엔 주식을 싼 가격에 들어가서 어느정도 오르면 파는 중장기보유로 시작했으나 초단타매매를 알게되면서 하루하루의 등락에 울고 웃게 되었습니다. 주식을 일, 이년 하고 그만 둘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생각하지 않고, 늘 그날이 전부인것처럼 생각했습니다.
아래의 글에는 300만엔으로 1000억엔을 만들어 투자의 신으로 불리는 고래가와 긴조 라는 사람의 투자 방법이 소개되어있습니다.
뭔가 특별한 비법이 있으려니 하고 읽어봤는데, 알고 보니 느리면서 확실한 장기투자였네요.
"한달이고 두달이고 무한정 둬 봤자 뭐하나. 급등주 하나 물면 몇백%도 단번에 먹을수 있는데"라는 생각은 늘 저를 고민하게 합니다.
혼마 무네히사, 고래가와 긴조의 공통점은 장기투자로 엄청난 부를 누린 것입니다.
저도 내년 5월부터는 제 투자패턴을 무조건 장기투자로 바꿀 것입니다.
하루 등락에 웃고, 울고 사 놓고 벌벌 떠는 짓이 이제 신물이 나네요.ㅠㅠ
내년 4월까지 손실을 빨리 메꾸고 꿈에 그리던 안전한 장기투자의 세계로 떠나고 싶습니다.ㅠㅠ
많은 투자자들이 새로운 투자 비법을 찾아서 길을 떠납니다. 길을 떠난다는 것이 말해주듯 아직 자신의 길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자신이 가지 않는 다른 길에 꽃이 피고 상승의 바람이 부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길에서 물어봅니다. 이 길로 가면 내가 투자의 비법을 손에 쥘 수 있느냐고. 그것도 아니면 이번 한 번 만이라도 크게 먹을 수 있는 숨겨진 종목이라도 알려달라고 애원합니다.
그러나 그 질문에 그들 누구도 ‘예스’라고 확실하게 말하지 못합니다. 아무리 쫒아 다녀도 사람들이 얻어오는 것은 딸 수도 있고 잃을 수도 있는 ‘확률’만 가져옵니다. 어떤 사람은 약간의 조미료를 얻어왔습니다.
“투자는 확률이다. 벌 수 있을 때 왕창 벌고 잃을 때 조금 잃어라” 조미료가 그렇듯 듣기에는 구수한 말인지는 몰라도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조미료가 들어가지 않은 음식이 밥맛을 잃게 하는 것처럼, 확률에 구속되어 버린 사람은 끝내 그 확률을 완성하기 위해서 투자가 갖는 진정한 맛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투자의 세계에서 자신이 쏘아버린 화살이 확률에 좌우된다면 이미 성공의 과녁에서 벗어난 게임의 영역으로 넘어가 버립니다. 이때 우리는 두려움과 초조를 느끼게 됩니다. 확신을 할 수 없기 때문이죠.
이기는 사람의 투자는 결코 확률의 게임이 아닌 승부를 내다보고 뛰어드는 확신의 싸움이기에 확률이 끗발로 결과를 기대한다면 확신은 배팅으로 승리를 내다보게 됩니다.
우리는 과거와 현재에서 뛰어난 승부사를 알고 있습니다. 그들 역시 처음에는 확률에 지배되어 패배를 맛보기도 하고, 긴 고통의 터널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해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그들 누구도 확률과 싸워서 자신의 세계를 구축한 사람은 없습니다.
그렇다고 그들이 처음부터 확신을 가지고 싸우는 마법의 공식이나 오묘한 수식을 발견한 것도 아닙니다. 다만 자기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원칙을 자신의 길로 여기고 그 길을 끈질기게 고집하는 것이 결국 확신의 밑거름이 된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을 뿐입니다.
그들 중에는 그 회사를 사듯이 주식을 고르는 내재가치 투자가도 있으며, 수면 밑에 잠수해 있는 우량 종목을 끈질기게 추적하는 큰손도 있고, 가치나 기술보다 급락한 종목만을 유일한 투자의 수단으로 여기는 프로도 있으며, 시세의 전환점을 운명의 전환점으로 여기면서 시세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고수도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현란한 이론을 가지고 이것저것 칼을 뽑는 것이 아니라 단 하나의 자신만의 검을 가진 승부사라는 점에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의 경험에서 숨겨진 투자의 법칙이 무엇인지를 알고 싶어 합니다. 이 길은 매주 마다 수많은 사람들을 모아놓고 추천종목을 남발하는 약장수의 길이 아닙니다. 얻을 수 없는 답을 얻기 위해 칠공공을 누르는 종목상담의 길이 아닙니다. 이런 길은 아무리 걸어도 투자의 정점에 이르지 못합니다. 투자의 승리자가 되려면 승부사의 길을 가야합니다.
다행히 오늘 시공을 초월하여 우리를 찾아온 전설적인 승부사가 있습니다. 제가 초대한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의 투자에 대한 강한 집념이 이 분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 것입니다. 다만 저는 여러분을 대신해서 질문하고 전달할 뿐입니다.
오늘 우리 앞에 초대되신 분은 ‘투자의 신(神)’ ‘마지막 승부사’ 또는 ‘최후의 큰손’이라 불리는 고레가와 긴죠 입니다. 먼저 대화에 앞서 선생님을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1897년 일본의 효고겐(兵庫縣)의 가난한 어부의 7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습니다. 초등학교 밖에 다니지 못했던 어릴 때는 특히 빈농 출신의 토요도미 히데요시(豊臣秀吉)를 동경하면서 장래에 대한 꿈을 키웠습니다.
집안 형편이 어려웠던 관계로 어린 나이에 수예품을 수출하는 개인 무역회사에 들어가서 사회의 첫 발을 내딛고 우려곡절 끝에 큰 돈을 벌기 위해 반대하는 부모와 형제를 뒤로 하고 16세에 퇴직금 20엔을 들고 시베리아 철도를 타고 만주를 지나 중국에 건너가기도 합니다. 젊었을 때는 당시 조선에 들어와 광산개발을 하기도 했고 제철소도 설립했습니다.
하지만 워낙 격동이 심했던 시기라 사업적 수완이 뛰어났다고는 하나 실패의 쓴잔을 맛보아야 했고, 1931년 그분의 나이 34세 때 주식투자를 시작으로 1992년 95세로 돌아가시기 까지 약 60년을 승부사로 살아오신 분입니다.
친구로부터 빌린 단돈 300만 엔을 밑천으로 주식투자을 통해 1,000억 엔을 불린 일본 증시의 최대의 큰손으로서 1982년에는 일본에서 처음으로 주식투자 소득으로 소득세 납부 1위를 기록하면서 일본 증시의 전설적인 존재로 알려져 있습니다.
고레가와 긴죠에 관한 책은 일본에서 큰 인기를 모았던 「最後의 相場師」가 국내에서도 1993년 「최후의 큰손」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되어 국내 많은 투자자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친 적이 있으며 그 외 「相場師一代」「파란을 헤치며 산다」「고레가와 긴죠의 싸움」「希代의 相場師· 고레가와 긴죠」등이 시간은 흘렀지만 여전히 애독서가 되고 있습니다.
선생님의 소개는 이것으로 간략하게 마치고 선생님이 직접 공개 할 투자의 세계로 함께 떠나가 보겠습니다.
벌꽃나비) 먼저 한국의 투자자들을 위해 이렇게 직접 찾아 오셔서 선생님의 투자의 진수를 알려주시는 것에 대해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따지고 보면 선생님은 젊었을 때 우리나라와 인연이 있었던 것이 오늘 저희와 만나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요?
긴죠) 그때 조선은 정말 어려웠습니다. 벗어날 길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암흑의 시대였죠. 그렇지만 나는 이 민족의 포기하지 않는 아니 포기할 수 없는 강한 분투를 보았죠. 그리고 난 희망을 보게 되었습니다. 길이 오르막처럼 보이고 고통이 가로막고 있었지만 발걸음이 조금 늦었을 뿐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당시 내가 운영하던 광산에도 10대 후반의 조선 청년이 있었죠. 나는 종종 그에게 말했습니다.
“네가 하는 일이 힘들고 어렵다는 생각이 들거나 미소 짖고 싶어도 한 숨만 나올지라도 절대 포기하지 말거라. 인생에는 변수가 많지. 누구나 실패를 통해 배운다. 그러니 포기하지 말라. 비록 더디게 한 걸음 옮기더라도 항상 희망의 씨앗을 품고 있어라. 이것을 명심해라”
벌꽃나비) 주식투자를 하고 있는 저희가 들어도 가슴에 와 닿는군요. 투자를 통해 실의에 빠진 사람들이 있다면 선생님의 이 말씀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먼저 선생님의 책마다 등장하는 투자의 기본이 되는「거북이 3원칙」에 대해 국내 투자가들이 대단히 궁금해 하고 있습니다. 먼저 이 법칙부터 자세히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긴죠) 사실 나의 투자법칙이라는 것이 심오하거나 거창한 무엇이 숨겨져 있는 것으로 알지만 그렇지가 않습니다. 사람들은 내가 이런 기본적인 법칙들을 이야기하면 귀담아 듣지를 않죠. 왜냐하면 내가 평생 고집한 투자의 기본은 요즘처럼 데이트레이딩을 하듯 쉽게 사고 쉽게 파는 것과는 다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나는 지금 태어난다고 하더라도 내가 끈질기게 고집한「거북이 3원칙」을 투자로 성공할 수 있는 길임을 확신합니다.
「거북이 3법칙」이라는 것은
첫째, 저가에 방치되어 있는 우량한 종목을 찾아내고 오르기를 기다린다.
예를 들어 어떤 주식이 있다고 합시다. 과거에는 실적이 형편없고 적자의 연속이었다 하더라도 그 회사가 매년 적자의 폭이 줄어들 뿐 아니라 매년 매출이 살아나는 기업이 있다면 미래를 보고 그 회사 주식을 삽니다. 또한 실적도 좋고 회사가 성장성이 있는 사업인데도 투자자들에게 오랫동안 버림받고 있다면 매수의 1순위로 봅니다.
투자에 대한 결과가 빨리 나타나야 하는 조급한 투자자가 따라하다가는 실패할 수밖에 없죠. 왜냐하면 그러한 주식은 당장에 성과가 있는 것이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2년은 물론이고 3년, 5년이 걸릴 때도 있으니까요.
위의 원칙에는 3가지 조건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먼저 주가가 바닥시세에 있어야 한다는 시기를 말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우량 종목이라야 한다는 겁니다. 과거가 아니라 현재진행형이라야 합니다. 그리고는 인내를 갖고 기다립니다.
둘째, 경제나 주식의 움직임을 쉬지 않고 체크하면서 공부를 한다.
주식투자 격언에 보면 사고, 팔고, 그리고 쉰다. 라는 말이 있지만 나에게는 ‘쉰다’라는 말이 없습니다. 물론 잠시도 매매하지 않고 못 견디는 일반투자자들도 ‘쉰다’가 없지만 그것과는 다른 차이가 있습니다. 쉴 틈이 없이 매매하는 것과 쉬지 않고 종목을 발굴하는 것과는 전혀 다르죠. 나 같은 경우에는 후자 편이기 때문에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쉬지 않고 투자를 할 수 있었습니다.
모든 경제현상이 집약되어 나타나는 것이 주가이기에 여러 가지 경제현상을 꼼꼼히 체크합니다. 세월이 흘러가고 주가는 변해도 일정한 특징을 가진 국면들이 반복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앞으로 일어날 경제현상의 변화를 미리 예측하고 확신을 가지고 판단할 수 있는 나의 튼튼한 무기입니다. 그러니 이런 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매일 오르고 내리는 시세에 눈을 빼앗기면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남는 것이 없습니다. 바보라도 알고 있는 사실을 말해볼까요. “주가는 내릴 때가 있으면 오를 때가 있다.” 그렇습니다. 문제는 언제 내리고 언제 오르는 것만 알면 됩니다. 그것은 경제현상을 세밀하고 철저하게 조사하고 분석하는 사람만이 답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것이 자신의 길이 됩니다. 그러면 멀지 않아 예상한대로 찬스가 찾아오고 승부가 결정되는 것입니다.
셋째, 자기가 가지고 있는 자금범위에서 투자합니다.
인간은 끝없는 욕망의 동물이기 때문에 과대한 욕심은 결국 화를 자초하게 됩니다. 주식투자는 변수로 가득 차 있습니다. 단기간에 승부를 내겠다는 생각에 미수를 하는 것은 변수를 무시하겠다는 위험한 행동입니다.
벌꽃나비) 선생님의 「거북이 3법칙」은 하나의 ‘예술작품’을 만들어 내듯 오랜 시간 많은 공을 들이는 노력과 절제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면 선생님의「거북이 3법칙」이라는 것도 대단한 비법에 가려진 것이 아니라 세상에 널리 알려져 있는 투자법인데, 개인 투자자들이 선생님처럼 철저하게 지키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긴죠) 세상에서는 나를 ‘투자의 신’ 이라고 부르고 있지만 나는 신이 아니며 어쩌면 여러분보다 더 낳을 것도 없는 그냥 투자자 일뿐입니다. 다만 나는 일기를 쓰듯 경제의 흐름을 알기 위해서 끊임없이 연구하고 공부했을 뿐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실패하는 투자자들은 이런 나의 모습과는 반대로 합니다.
나는 경제현상의 변화를 예측하지만, 실패하는 투자자들은 오늘이나 내일의 시세를 예측합니다. 나는 싼값일 때 매수하고 기다리지만 실패하는 투자자들은 수시로 매수하고 수시로 팝니다. 나는 투자의 결과를 예술작품으로 보지만 실패하는 투자자들은 도박이나 게임으로 봅니다. 나는 경제를 분석하는데 실패하는 투자자들은 기술적인 차트를 분석합니다. 이것이 나와 여러분의 차이입니다.
벌꽃나비) 사실 개인 투자자들도 선생님의 투자법을 전혀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당장 결과를 보고 싶어하는 조급한 마음이 반복되고, 그러다 보니 손실이 생기고 이것을 회복하자니 장기투자전략이 답답해지는 것 같습니다.
긴죠) 습관이라는 것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나는 여러분이 나와 같은 투자법을 따르기를 강요하거나 고집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여러분의 생각과 경험을 무시하는 것입니다. 나는 여러분이 투자에 승리하는 습관을 가지기를 바랍니다. 지금까지 반복된 투자습관이 결코 승리를 장담할 수 없고 여러분의 목표에 도달할 수 없는 것이라면 지금 하는 것을 계속 고집한다는 것은 결국 실패의 종착지에 도착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벌꽃나비) 선생님도 투자에서 실패하실 때가 있으시겠죠. 그 때는 어떻게 하시는지, 그리고 실패를 통해서 배우신 것은 무엇인지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긴죠) 장수가 전쟁에서 패하는 것이 흔히 있는 일이듯이 투자자가 매매에서 손해를 보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어쩌면 실패하는 매매에서 성공적인 투자를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나 역시 헤아릴 수 없는 실패에서 성공의 싹을 피운 사람에 불과합니다.
투자는 스포츠와는 다릅니다. 승률로 싸우는 것이 아니라 배팅으로 싸우는 것입니다. 전세가 불리하다고 판단되면 결코 무리를 하지 않죠. 일단 시세가 나의 기대와 반대로 기울었다면 전부 팔아버리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것이 손해가 적게 나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대신 시세가 맞아떨어지면 배팅을 합니다. 한 번 방향을 잡은 주가는 그 방향으로 나아가려는 습관이 있습니다. 이때 이익을 최대화시킵니다. 60년 가까운 투자의 격전장에서 살아남은 투자요령이 있다면 손해를 볼 때 빨리 단념하는 것입니다. 기회는 많이 있습니다. 손해의 폭은 깊고 이익의 폭이 얕은 사람이 계속해서 살아남는 사람을 본 적이 없습니다.
감히 장담할 수 있는 것은 성공한 투자자가 실패의 경험없이 자신의 투자법을 만든 사람은 없습니다. 이 사람 저 사람 투자법을 끌어 모아서는 결코 자신만의 투자비법을 만들 수 없기에 진검승부를 통해 손절매와 이익극대화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배우시기 바랍니다.
벌꽃나비) 투자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슴에 담고 있는 말이기는 하지만 ‘마음을 비운다. 욕심을 버린다’고 하는 것이 말처럼 쉽지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선생님이 다시 태어나셔서 투자를 하신다면 이 ‘욕심’이라는 것을 버리고 온전히 투자하실 수 있을는지요?
긴죠) 주식이라는 것은 일종의 마성이며 마물입니다. 욕심을 떠나 마음을 비운 상태에서 냉정하게 본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입니다. 사람은 주식을 사는 순간 기대를 합니다. 기대가 욕심을 만들어 내는 것이기에 욕심이 없이 투자를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욕심에 집착해서는 얻는 게 없다는 것을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불멸의 대기록을 수립하며 타격최고 기록을 가지고 있는 하리모도(張勳)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불세출의 대타자 한국인 장훈선수가 이런 말을 했던 것을 나는 기억합니다. “사람들은 나를 타격의 왕이라 부르며 나의 타법에 대해서 묻지만 한 번도 안타나 홈런을 의식하고 쳐본 적이 없습니다. 굳이 있다면 무심(無心)타법이 있을 뿐입니다.”
여러분이 투자를 시작한지 1년이 되었던 10년이 되었든 욕심없이 투자한다고 쉽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나 역시 팔십이 넘어서 주식이라는 세계에서 완전히 벗어나려고 몇 번이나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손해를 보면 손해 때문에 이번만 하고 그만두려고 생각하고, 성공하면 한 번 더 성공하고 그만둔다는 생각에 결국 구십이 넘어서도 은퇴하지 못하고 밤낮 신음했습니다.
다시 태어난다고 하더라도 욕심없이 할 수 있다고 장담은 할 수 없지만, 장훈선수 같이 무심타법을 위한 정진의 끈을 붙들고 노력한다는 말로 대신하겠습니다.
벌꽃나비) 80세가 넘어서도 숱한 세월을 몸부림치시면서 밤낮으로 신음하셨다는 그 시간을 감히 측량키는 어렵습니다만 욕망의 흔적을 묻어두고 가야하는 저희 투자자들에게도 적지 않는 충격으로 받아들여집니다. 선생님 말씀을 가슴에 새기면서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주식투자로 돈을 벌었다는 고수나 큰손들과는 달리 경제학자나 증권 전문가 그리고 주식이 왜 오르고 내리는지를 분석 잘하는 이론전문가와 기술적분석 전문가들이 큰돈을 벌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습니다.
긴죠) 정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야성(野性)이 있어야합니다. 이 야성은 책을 읽거나 컴퓨터를 본다고 키워지는 것이 아닙니다. 정글 밖에 있는 사람은 정글이 질서가 있는 것으로 착각하지만 정글에 들어오면 무질서가 존재합니다. 정글에 산다는 것은 여행이 아니며 생존의 문제입니다.
나는 초등학교가 학력이 전부이지만 큰 돈을 벌었습니다. 그렇다고 지식이 불필요하다는 것이 아닙니다. 나는 투자에 전념하고부터는 3년을 쉬지 않고 도서관에 다녔습니다. 지식을 머리 속에 넣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치를 터득하기 위해서입니다. 온실에서 자라나는 꽃이 되기보다는 삭막한 들판에서 비바람을 이겨내는 초목이 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죽검으로 배워서는 안됩니다. 진검으로 승부해야 합니다. 대나무에서 진지함이 나올 수가 없고 진검에서 장난이 있을 수 없습니다. 진검으로만 경험해야 ‘승부감’이라는 것이 길러집니다.
주식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측과 결단이 승부를 결정합니다. 이런 자질은 ‘진지함’이 없이는 생겨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죽검으로 배운 자나 진검으로 한두 번 휘둘러 본 자가 그 살기에 견디어 내지 못합니다. 그래서 변방에 머물러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자세를 취하면 진다”
이 말은 일본의 전설적인 사무라이 「미야모도 무사시」가 남긴 말입니다. 깊게 생각해 보시면서 위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벌꽃나비) 조금씩 선생님의 말씀이 어려워지는 것 같습니다. 저도 오래전에 읽었던 무사시의 소설과 <오륜서>를 읽은 본 경험이 투자의 ‘진지함’을 깨닫는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만 기왕에 「무사시」이야기가 나왔으니 투자의 ‘진지함’을 깨우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주식투자와 무사시의 검술의 도(道)에 나타난 공통점에 대해서 선생님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긴죠) 과분한 부탁입니다. 잘 아시겠지만 먼저「미야모도 무사시」에 대해 간략한 소개를 하자면「무사시」는 1584년 혼란의 난세에 태어났습니다. 귀엽고 어린애다운 데가 없던 9살이던 어느 날, 아버지가 깎고 있던 화살을 날카롭게 던지는데「무사시」는 가볍게 피합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단도를 던졌는데 옆에 세워둔 빗자루로 막고는 그 칼을 뽑아 감나무에 달려있는 감의 정중앙을 관통시켜버립니다. 이 일이 있고 나서「무사시」는 집을 뛰쳐나오고 절에서 자라게 됩니다.
그리고는 13세에 첫 대결을 시작해서 29세 까지 60여회의 목숨을 담보로한 진검승부를 겨누어서 단 한번도 패한 적이 없는 기록을 세워 전설적인 영웅으로 추앙받는 인물이 됩니다. 그 후로 51살이 될 때까지 전국을 돌아다니며 구도적 행각을 벌입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검술의 미숙함을 느껴 단순히 칼쓰는 법을 넘어서 무예의 도를 죽기 전인 68세에 오륜서(五輪書)라는 불멸의 작품을 남기게 됩니다.
그의 책을 보면 검술이 한낱 기술에만 의지 하는 한 자신의 미숙함을 깨닫지 못한다 고 했습니다. 주식 또한 이치에 순응하여 큰 산을 보지 않고 잔재주 몇 개만 익혀서는 승자가 될 수 없는 것과 같다고 하겠습니다.
「무사시」는 싸움에 임할 때는 혼신을 다해서 임하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검법은 상대방을 쓰러뜨리는데 있습니다. 아니면 자기가 죽거나 다치게 됩니다. 주식투자도 마찬가지로 얼마를 가지고 하던 그것이 자신의 귀중한 재산이라면 먹느냐 먹히느냐는 진지한 자세로 승부를 펼쳐야 합니다. 이 세계에서는 이긴 자가 항상 정의이고 지는 자는 패자의 꼬리표가 붙는 것입니다.
또한 선수를 치는 것과 기선을 제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주식 역시 넝마처럼 굴러다닐 때가 바로 선수를 치고 기선을 제압할 수 있을 때입니다. 이 때를 놓치면 완전한 승리는 보장 받을 수 없습니다. 눈앞의 움직임에 현혹되면 기선을 제압할 수가 없습니다. 상대가 지르는 소리에 놀라 바닥에서 팔아버리게 됩니다.
한 가지만 더 붙이면 적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반대로 움직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 자신이 적의 입장이 되어 생각을 해봅니다. 나의 투자의 비결은 인기의 뒤안길을 걷는데 있다고 보아집니다. 모두가 가는 길은 이탈하여 흐름에 맞서는 투자가 언제나 적중했고 과열국면의 천정권이나 바닥권의 한산한 시세에 남과 다른 외로운 길을 걸어가야 합니다.
벌꽃나비)「미야모도 무사시」의 가르침이나 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면 누구나 이해하기 쉽고 단순한 내용인 것 같지만 우리 투자자들이 실전에서 행동으로 옮기는 데는 그렇게 간단하고 단순하지는 않다고 느껴집니다.
긴죠) 정석대로 되지 않는 것이 주식투자이며 그것이 또한 주식투자의 매력이고 어려움입니다. 적어도 자신의 길을 확보하기 까지는 그럴 수 있습니다. 이제 여러분도 멀지 않아 자신의 길을 찾으리라 믿고 싶습니다. 그때 다시「미야모도 무사시」를 만난다면 여러분이 가진 넓이와 깊이만큼 채워지리라 확신합니다.
벌꽃나비) 주식투자를 하다 보면 현재 장세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어쩌다 한 번 사보고 팔아버리는 매매를 할 때가 있습니다. 아마도 시세를 보는 힘이 없거나 약하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시세를 읽는 힘과 선생님의 시세관에 대해서 말씀을 듣고 싶습니다.
긴죠) 내가 3년간 도서관에 다니면서 독학으로 터득한 결론이 있습니다. 경제라는 파도는 언뜻 보기에 무질서하고 예측이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지만 다음과 같은 일정한 파동 안에서 반복현상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시장 경제는 어느 시점에서 한 없이 아래로 내려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무한정 아래로 내려갈 수 없고, 오히려 내려간다는 자체가 상승의 원동력이 됩니다. 마찬가지로 상승한다는 것은 이미 하강의 힘을 비축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떠한 요인으로 이런 순환 현상이 생기는지를 쉬지 않고 연구합니다.
주식시장은 순수한 경제학이며 경제 변동에 따라 움직입니다. 그럼에도 질서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숨겨진 질서이기에 이것을 읽을 수 있는 힘이 부족하기 때문이고 예측이 어렵거나 불가능하게 보이는 것은 이미 무질서에 빠져있어 출구를 알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나는 오래 전부터 이런 상승과 하락의 매커니즘을 발견해서 뛰어난 투자의 성과를 올리기 위해 꾸준히 경제에 관한한 빠짐없이 체크하고 각각의 국면에서 어떠한 종목이 두각을 나타내는지 숙지해 두었습니다. 결국 주식시세는 시대의 조건 등에 의해 파동의 높이와 깊이에는 차이가 있을지 모르나 그 본질적인 것은 변함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 인터뷰를 읽는 투자자중에 장기적인 안목으로 평생 투자를 지향하는 사람이 있다면 먼저 경제신문을 읽고 매일 일어나는 국내, 국제 경제현상을 일기를 쓰듯 기록하시면서 주가의 파동을 보는 훈련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신문에서 시황이나 정보를 찾기 보다는 경제 그 자체를 넓은 안목으로 보는 겁니다. 이것을 습관처럼 몸에 익히면서 숙지해두면 투자의 성과를 올리면서 손실을 피할 수 있게 됩니다.
이것은 사실 단순하고 기본적인 것이지만 이 단순하고 기본적인 것을 알기 위해서 나는 60년간 주식시세와 싸움을 했고 역경 속에도 있었지만, 우뚝 설 수 있었고 승리를 장담할 수 있었습니다.
벌꽃나비) 선생님이 판단하시는 ‘투자의 찬스’는 결국 경기의 하락 국면이 될 것 같습니다. 구체적으로 주식 순환은 얼마마다 일어나며 이때의 일반적인 특징은 어떤 점이 있습니까?
긴죠) 투자의 찬스라고 말할 수 있을 때는 결코 경기의 하락국면이 아닙니다. 하락국면에서 옥석을 가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락국면에는 우량기업도 같이 덤터기를 쓰게 되기 때문에 위험할 수가 있죠. 오히려 경기가 상승으로 전환될 일보 직전이 매수시점이 됩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오랫동안 불황이 이어지고 주가는 하락합니다. 실적이 없거나 시대의 변화에 살아남을 수 없는 회사는 자연히 도태됩니다. 물갈이를 한 번 하게 됩니다. 영원한 하락은 없다고 이미 말했던 것처럼 마침내 경제가 회복되고 호전하기 시작합니다.
바로 이 시기에 덤터기 당한 우량 종목을 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또한 과거에는 비록 적자 기업이었지만 생존의 법칙에서 살아남은 몇몇 회사는 이제 다크호스로 부상하게 됩니다. 이런 회사를 선택해서 투자하면 2~3년은 상승이 이어지니까 투자에 성공하게 됩니다.
경기변동은 보통 3~5년 주기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합니다만 정치나 경제여건의 불안과 성숙의 정도에 따라서 가파른 곡선을 만들어 낼 때도 있습니다. 나의 경험으로 보면 투자 시기는 2~3년에 한 번 정도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5년에 한 번 할 때도 있습니다.
여러분이 알기 쉽게 한국의 과거의 경제상황에 비추어 본 주가를 나타낸 그림을 준비했습니다. 같이 한 번 보실까요.
길게는 3년 8개월에서 짧게는 6개월 만에 등락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2003년 6월 현재 종합주가지수는 아주 중요한 국면에 있습니다. 왜냐하면 97~98년과 비슷한 경제 상황들이 재현되고 있기 때문인데, 그렇다면 그때의 경제상황을 신문을 통해 꼼꼼히 살펴본다면 지금이 97년처럼 추가 하락인지 아니면 98년처럼 급등의 재현인지 스스로 지금 장에 대한 판단을 내릴 수가 있습니다. 물론 그것은 여러분이 해야 할 몫입니다. 직접 한 번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어쩌면 가장 중요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벌꽃나비) 선생님과의 오늘 만남이 투자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저희 투자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음을 감사드립니다. 아쉽게도 주어진 시간이 다 된 것 같습니다. 아쉬운 점이 너무 많지만 투자의 스승으로써, 인생의 대 선배로써 선생님의 마지막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긴죠) 사실을 말하자면 주식투자의 진정한 묘미는 떨어진 벼이삭에 ‘풍성한 열매’를 맺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이미 오를 만큼 오른 주식에서 ‘풍성한 열매’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하락하는 주식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제 그 열매가 떨어져서 씨앗이 발아되기 까지는 고통의 시간이 너무 길뿐 아니라 풍성한 열매를 맺을 수 있는 튼튼한 씨앗인지 알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꾸준히 종목을 탐색하고 연구해서 찾아냅니다. 그런 종목은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두려움을 가지고 감히 사려는 엄두를 내지 못하기 때문에 싼값에 모을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이런 종목이 대바닥을 끝내고 상승의 전환점에 있을 때 과감하게 매수합니다. 그리고 기다리는 거죠. 만인이 모르는 곳에 묘미가 있지만 시기가 늦어지면 묘미가 사라집니다.
세상에서는 나를 투자의 신이니, 최후의 큰손이니 말합니다. 평생을 주식투자로 살았고 또 큰돈을 벌었기에 대단히 성공적인 인물로 높이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그렇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내가 가지는 힘의 범주내에서 내게 맞는 방법을 사용했다는 의미에서만 그렇습니다.
나는 여러분이 나와 똑같은 방법으로 투자하라고 강요하지 않습니다. 충고하지만, 남과 같은 방법을 무조건 따라하거나, 추종해서는 결코 대가의 경지에 오를 수 없습니다. 스스로 납득할 수 없는 투자는 하지도 말고, 해서도 안 됩니다. 비록 남들이 모두 알고 있는 매매기법이라도 자신만의 방법으로 자신이 선택하면, 타인이 할 때보다 더 뛰어난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경험이란 바로 자신만의 방법을 완성시키기 위해 집중하는 과정입니다.
어떤 것을 선택하던 정해진 방향으로 얼마나 지속적인 맹렬함을 기울이느냐에 따라 ‘돈’의 ‘크기’가 달라집니다.
여러분에게 주식투자는 희망의 동의어이기를 바랍니다. 좋은 성과를 기대합니다.
[출처] [펌] 투자의 신 - 고래가와 긴조 인터뷰 내용|작성자 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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