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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뉴욕 증시가 상승 랠리를 이어가면서 주식 투자에 대한 기대감도 다시 커지고 있다. 다우존스 평균과 S&P500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면서 해외 주식투자에 직접 나서는 개인 투자자들도 크게 늘었다. 하지만 비이성적인 믿음을 토대로 투자에 나서다 큰 손실을 보는 경우도 있다. 미국 경제 매체인 마켓워치는 8일(현지시각) 주식 투자자들이 쉽게 빠질 수 있는 ‘일곱 가지 오해’를 정리했다.
① 워런 버핏 투자 따라 하기(고도의 지식과 정보가 필요)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투자 업계의 ‘아이돌’이 됐다. 투자자들은 버핏 회장처럼 저평가된 회사, 이른바 가치주를 찾아 장기간 투자하면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과연 일반 투자자들이 버핏 회장처럼 가치주를 찾을 수 있을까?
투자자들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버핏 회장이 단순히 주식을 고르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버크셔해서웨이는 헤지펀드와 같다. 수많은 전문가가 달라붙어 고도의 금융 전략을 구사한다. 버핏 회장의 투자는 복잡다단한 채권 투자뿐 아니라 사모펀드에서 사용되는 다단계 투자 기법 등 위험을 분산할 수 있는 고도의 금융공학 기법이 동반된다. 어렵다는 게 문제가 아니다. 아무나 따라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② 수수료는 비싼 게 좋다고?(뮤추얼 펀드가 수익이 좋은 것 같으나 비용도 감안)
이렇게 주식투자를 하려면 고도의 지식이 필요하다 보니 일부 투자자들은 펀드 매니저를 찾곤 한다. 그리고 많은 사람은 비싼 수수료를 내면 더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비싼 게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수수료는 투자 수익을 갉아먹는 주요 요인이다. 미국 뮤추얼 펀드의 평균 수수료는 0.8% 정도인데, 30년간 평균 7%의 수익을 올린다고 가정하면 뮤추얼펀드의 실질 투자 수익률은 수수료가 적은 인덱스 펀드와 비교해 23%나 차이가 난다. 가령 10만달러를 투자한다고 가정할 경우 뮤추얼펀드는 59만달러, 수수료가 적은 인덱스 펀드는 74만달러의 수익을 얻게 된다. 그럼에도 많은 투자자는 수수료가 높은 펀드에 돈을 넣고 있다.
③ 기술적 분석(주가의 흐름분석) vs 펀더멘털 분석(제무제표 분석)
기술적 분석은 과거 주가 흐름을 토대로, 펀더멘털 분석은 기업의 재무제표를 바탕으로 투자 결정을 내리는 것을 말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종종 기술적 분석가들과 펀더멘털 분석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곤 한다. 하지만 이 같은 논쟁은 무의미하다. 진실은 그 중간쯤 있다고 보는 게 맞다. 한쪽 의견에만 매몰되지 않고 마음을 열어야 한다.
④ 지수추종형 투자기법(과거의 자료를 기반으로 미래를 분석하는 기법)
주가지수에 포함된 기업들의 가치 비중이 변하는 것에 따라 자신의 투자 비중을 그대로 따라 하는 이른바 지수추종형 기법도 돈을 버는 방법으로 자주 언급되곤 한다. 과거 수십년간 그래프를 보면 주가지수가 상승 곡선을 그려왔다는 점을 근거로 한 투자 기법이다. 하지만 실시간으로 변하는 주가의 흐름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은 교과서에서나 가능한 얘기일 뿐이다. 설령 가능하다 하더라도 투자 비중을 바꿀 때 내야 하는 수수료를 감안하면 오히려 비생산적일 수 있다.
⑤ 주식 투자는 부자가 되는 지름길(물가와 기회비용을 참작하여)
많은 투자자는 주식 투자 수익에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지 않는다. 주식 투자를 통해 얻은 수익에서 세금과 수수료를 빼고 물가 상승분을 감안할 경우 반드시 주식 투자 수익이 높다고만 할 수는 없다. 포브스지에 이름을 올리는 부자들은 주식 투자로 돈을 번 게 아니다. 주식 투자는 당신의 부와 구매력을 지켜줄 수는 있어도 부자로 만들어 줄 수는 없다.
⑥ 평균보다 더 많이 벌고 싶은 심리(위험을 감수할 만큼의 수익율인가)
많은 투자자는 주식 시장의 평균 수익률보다 더 많은 수익을 올리고 싶어한다. 하지만 단순히 주식을 잘 고른다고 해서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주식시장에서 평균보다 더 많은 수익을 남기려 하는 것은 그만큼 위험을 감수한다는 얘기다. 오랜 기간 큰 위험을 안고 투자하다가는 오히려 큰돈을 잃을 수 있다.
⑦ 장기 투자가 최선의 전략(반드시는 아님)
주식은 오래 묻어놔야 한다는 말도 항상 맞는 얘기는 아니다. 이는 명목 수익률이 높았던 과거 주가 흐름을 바탕으로 나온 얘기다. 교과서에 나온 대로 계산하면 달콤한 수익률이 나타날 수는 있다. 그렇다고 무작정 돈을 묻어만 놓은 채 자신의 재무계획을 헝클어뜨릴 만큼 가치가 있는 원칙은 아니다.
[남민우 기자 na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