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열리는 역사의 길… 원도심 ‘활로’ 될까
대구시 중구 종로진골목 가로환경개선사업의 하나로 영남지역 선비들이 조선시대에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가기 위해 이용했던 옛길인 영남대로를 복원하고, 당시 모습을 벽화로 조성했다. 시민들이 조성된 벽화를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대구시 중구청은 근대문화공간 디자인개선사업의 하나로 이상화 고택을 복원하면서, 당초 막혀있던 계산성당에서 이상화 고택으로 이어지는 길을 연결했다. 연결된 골목길에서 관광객들이 인력거 체험을 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
아시아 도시경관상은 유엔-해비타트(UN-HABITAT) 후쿠오카 본부·아시아 해비타트 협회·아시아 경관디자인학회·후쿠오카 아시아 도시연구소 등 4개 단체가 공동으로 아시아 도시의 경관사업을 평가, 도시발전을 도모하고 우수한 경관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지난 2010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상이다. 올해는 5개국 11개 도시에서 추진한 프로젝트가 선정됐다.
중구는 2007년부터 추진한 △봉산문화거리·동성로·대구근대골목·문화재 야간경관 등의 공공디자인 개선사업 △살고 싶은 도시만들기 사업으로 추진한 종로·진골목·장관동 개선사업 △근대역사문화벨트 네트워크구축사업을 평가대상 프로젝트로 정했다. ‘미래는 문화다. 특별한 이야기를 가진 문화!’라는 전략으로 옛 도심만이 가진 역사·문화적 자산을 보존하고 이야기를 입혀 전통성있는 향토 자원으로 만들었다는 점을 알리는데 주력했다.
이번 평가에서 중구는 옛 도심의 활성화를 위해 주민·전문가·행정이 함께 협력하는 체계를 구축, 도시만들기 지원센터 등을 운영하면서 문화와 예술을 도시재생에 접목한 점이 좋은 점수를 얻었다. 도시재생에서 가장 필요한 부분인 지역민들의 자발적이면서도 주도적인 참여를 높이 평가받은 것이다.
윤순영 중구청장은 “아시아 도시경관상 수상을 계기로 주민과 도시가 공존하는 아름다운 도시 만들기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며 “더 많은 선진 사례와 정보를 습득하고 지역 민들의 작은 아이디어 하나하나를 면밀히 검토해 대구 도심을 창조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만들어 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중구청은 더 많은 사람들을 옛 도심의 추억속으로 끌어들여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는 새로운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들 사업이 지역 주민들과의 협력과 참여를 통해 완료되면 대구는 새로운 볼거리의 도시로 거듭나는 것은 물론, 관광분야에서도 한발 더 나아가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같은 형태의 도시재생은 지역 경제를 선도하는 롤 모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구청, 순종황제 어가길
천주교 순례길 복원 등
새로운 재생 프로젝트 박차
근대 벨트와 보행로 연계…
도심관광·상권 활성화 주목
주민 주도적 참여 더해질 땐
지역경제 선도 ‘롤 모델’로…
◆옛 ‘순종황제 어가길’ 부활
대구 중구청이 추진하는 ‘순종황제 어가길 조성사업’은 2013년 국토해양부 주관 도시활력증진지역 개발사업 공모사업에 선정됐다. 2013년부터 3년간 국비 35억원 등 총 7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 과거 순종황제가 순행한 북성로와 민족지사 양성소였던 인교동 우현서루·항일 선배들의 역사가 깃든 수창초등학교 인근의 주요 경관을 복원하는 한편, 대구의 근대역사 문화벨트를 연결보행로로 구축하는 사업이다.
주요사업으로는 △순종황제 어가길 역사거리 조성 △인교동 공구골목 가로경관 개선 △순종황제남순 역사공간 조성 등이 있다. 과거 어가길 입구인 북성로의 낙후된 길은 쌈지공원 조성 등을 통해 보행환경 및 가로경관을 개선, 대구시민의 정체성을 느낄 수 있는 ‘황제의 길’로 조성할 계획이다.
또 민족지사들을 양성했던 우현서루(현재 대구은행 북성로지점)와 국채보상운동의 발원지인 광문사터(현 수창초교 후문 대성사 자리)는 파사드 재생 및 역사성·장소성을 표현할 수 있는 공원으로 조성하고, 상권과 건물이 상대적으로 낙후된 인교동 공구골목은 건물의 입면 및 도로 정비 등 상업환경개선을 통한 중심지 재생에 나선다.
아울러 수창초등학교 주변은 담장 및 벽면 파사드를 활용한 거리 갤러리를 조성하고, 인근 문화창조 발전소 연결 및 가로디자인 개선과 각 공간별 특화된 안내사인시스템을 구축, 스토리텔링을 통한 걷는 재미·보는 재미를 더해 도시전통문화가 숨쉬는 가로로 조성할 예정이다.
성공적인 사업추진을 위해 중구청이 공을 들이는 부분은 바로 주민참여다. 윤 청장은 “주민과 함께 사업을 구상하고 연구하며, 주민설명회·주민협의체 회의 등을 통해 주민의견을 적극 수렴, 반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황제의 길’의 역사적 복원은 근대역사문화까지 연계한 대구만의 독특한 문화적 창조 및 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한 도시재생의 사례가 될 수 있다. 단순한 특화거리 조성만이 아니라 다양한 볼거리 제공·골목투어 코스 개발 등을 통한 정주환경 개선 및 관광자원화에 따른 방문객 증가는 물론, 상권 활성화를 통해 옛 도심의 균형발전 등 상당한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아름다운 천주교 순례길’ 조성
100년의 역사를 간직하며 전국에서 유일한 남산동 가톨릭타운(수녀원·가톨릭신학교·대구대교구청·성모당) 주변이 문화와 신앙의 옛 순례길로 새롭게 만들어진다. 일제 강점기의 고난과 시련의 세월 속에서도 확고하게 자리잡은 문화와 신앙의 옛 순례길이 모든 이들을 위한 힐링캠프의 길로 거듭난다.
대구 중구청의 ‘100년의 향수!! 추억의 남산화원둘레길 조성사업’이 2013년 국토해양부 주관 도시활력증진지역 개발사업 공모사업에 선정돼 올해부터 본격 추진되고 있다. 이 사업에는 2013년부터 3년간 국비 46억5천만원 등 모두 93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전국 유일의 가톨릭 타운을 개방함으로써 우수한 경관과 역사자원을 관광자원화하는 한편, 인근에 위치한 80년 역사의 인쇄골목을 연계해 지역상권 활성화를 도모하고 주변의 근대문화공간과 근대역사 문화벨트를 네트워크화해서 도시재생·관광자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가톨릭타운의 역사와 과거를 추억할 수 있도록 보행환경 및 수녀원 담장개선 등을 통해 접근성 및 주민불편을 해소하면서 거리 상징성을 확보할 예정이다. 또 근대문화골목과 가톨릭타운과의 연속성을 부여, 머무를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한다.
아울러 역사적인 장소를 거닌다는 느낌이 들도록 노면을 정비하고, 명상 및 휴식공간 조성·야경투어 및 경관 향상을 위한 경관조명을 설치해 시민들에게 육체적·정서적 쉼터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조성하는 것은 물론, 관광자원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특히 가톨릭타운과 연계해, 도심형 산업이면서도 고용창출 면에서 지역경제 기여도가 높은 80년 전통의 인쇄골목을 파주출판 문화단지와 같은 관광자원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윤 구청장은 “가톨릭 타운이 가진 잠재적 가치를 십분 활용, 연접해 있는 인쇄골목과 근대역사문화벨트로 연결함으로써 도심관광 및 지역상권이 활성화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구읍성 상징거리 사업도 탄력
대구읍성은 1590년 토성으로 처음 쌓았다가 임진왜란 때 파괴돼 1736년 석성으로 다시 축조된 이후 대구를 상징하는 랜드마크였다. 그러나 1907년 일제 강점기 친일파 박중양과 일본인들이 강제로 허물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우리 기억에서 잊혔던 대구읍성을 되살리려는 의미있는 노력들이 진행되고 있다. 대구시와 중구청은 2012년 1월 대구읍성 상징거리 조성사업에 착수했다. 국비 42억원을 포함, 총 사업비 70억원이 들어가는 사업이 마무리되는 2014년 12월이면 친일파와 일본인에 의해 훼손된 대구읍성이 재현된다. 특히 대구시와 중구청은 지난해 2월 대구읍성 역사문화 경관구축 종합계획 수립 용역을 통해 2025년까지 남문 및 서문까지 복원한다는 계획이다.
중구청은 대구읍성 사성로(四城路) 2.6㎞ 가운데 북·서성로 및 주변구간에 대구읍성을 상징하는 거리를 조성하는 ‘대구읍성 상징거리 조성사업’ 첫 해인 지난해 향촌동 일원 읍성 옛길 경관트레일 구축공사를 실시하는 한편, 대구읍성 상징거리조성 기본 및 실시설계와 함께 읍성주변 한옥 및 근대 건축물 실태조사를 마쳤다. 그리고 올해는 북·서성로 가로환경 개선공사를 실시한다.
특히 중구청은 대구읍성을 상징할 수 있는 읍성돌을 모으기 위해 ‘대구읍성 성돌모으기’ 시민캠페인을 벌이는가 하면 대구읍성 성돌 실태조사 등을 실시했다. 성돌을 소유하고 있는 시민과 기관들의 기증을 통해 모두 98개의 성돌을 확보했다. 성돌은 대구읍성 상징거리 조성사업 등에 거리 박물관의 형태로 읍성의 이미지를 재현하는 데 사용된다.
내년에는 북·서성로 입면환경 개선공사와 성곽재현 상징물 및 달서문·공북문 이미지 등 읍성주요경관 상징물 설치를 통해 읍성을 부활시킬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북성로에는 보·차도 분리 및 장대석 시공 등 바닥포장 공사와 가로등을 설치하고, 서성로에는 중앙분리대에 읍성 이미지조형물을 설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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