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이 자금난에 빠지면서 부동산 간접투자상품이 PF 금융시장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다수의 일반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 등에 투자하는 부동산펀드와 리츠(REITs) 상품 시장을 적극 육성해 침체에 빠진 부동산PF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자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는 것. 그러나 이들 상품이 PF 금융시장을 대체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국내 리츠시장 규모와 성장세는 해외 시장에 비해 한참 뒤처진 데다 부동산펀드는 시장 침체로 수익률이 낮아 외면받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리츠시장은 걸음마 단계
14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2002년 4개에 불과했던 리츠 수는 2010년 52개로 급증했고 지난해에는 70개로 늘었다. 올해에도 상반기가 끝나지 않았지만 리츠 수가 74개로 늘어났다. 자산 규모도 2002년 5584억원 수준에서 2010년 7조6312억원, 2011년 8조3553억원, 올해 5월 말 현재 8조2339억원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외국의 사례와 비교할 때 국내 리츠시장의 규모는 여전히 영세하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회계.컨설팅법인 언스트앤영에 따르면 지난 2009년 말 기준으로 세계 시장의 리츠 자본금을 보면 미국이 2718억5000만달러로 세계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아시아의 경우 일본이 294억3200만달러로 규모가 가장 크고 싱가포르 231억3400만달러, 홍콩 95억1800만달러순이다. 반면 한국은 1억3200만달러로 가장 작은 규모다.
이처럼 해외 부동산 시장의 경우 리츠로 대표되는 간접투자 시장이 크게 발달했다. 리츠는 부동산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뮤추얼펀드로 1960년 미국에서 처음 도입된 이래 1980년대까지는 미국과 호주 등 일부 국가에서만 운영돼 왔다. 이후 생산자본의 세계화 진전, 그리고 1990년대 이후 생산자본-상업자본-금융자본의 통합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2000년대 이후 자본시장과 부동산시장의 통합이 전 세계적인 추세로 부상하면서 부동산 유동화 및 증권화의 방편으로 아시아 및 유럽 지역에 빠른 속도로 확산됐다.
한국리츠협회 김관영 부회장은 "한국 리츠업계의 자산 규모는 외국에 비해 매우 작다"며 "지난해 말 현재 리츠사들의 총자산 규모는 약 8조3000억원대로 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로 볼 때 작은 규모"라고 지적했다.
■성장 잠재력은 충분
리츠시장 활성화를 위한 ①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책이 절실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지난해 리츠 부실 사태가 터지면서 국토해양부가 리츠 건전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했다. 리츠의 중장기적 발전을 위해서 당연히 건전성 확보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부동산PF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대안으로 거론되는 리츠에 대해 대형화, 다양화하는 방안도 적극 강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국내 리츠시장이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도 충분히 갖췄다는 평가다. 김 부회장은 "여기에 ②기업이 다량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에 대한 유동화 가능성이 존재하고 경제성장에 따른 ③공간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게 돼 한국 리츠시장의 전망은 밝은 편"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의 경우 과거 부동산 자산가격 급증에 대한 학습효과 때문에 아직도 많은 기업이 적정수준 이상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④한국의 배당수익률이 다른 나라보다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도 시장 성장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언스트앤영에 따르면 지난 2009년 말 기준으로 한국의 배당수익률은 8.4%로 비교 국가 가운데 호주(9.7%), 싱가포르(8.9%), 남아프리카(8.5%) 다음으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국토해양부도 리츠 시장이 활성화되면 기업의 재무구조 개선과 부동산 투자여력을 높이는 동시에 개인 투자자의 재테크 수단으로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리츠시장이 PF 금융시장을 보완할 수 있어 관련 시장의 건전성과 활성화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펀드 재도약 숙제 산적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누적 부동산펀드 개수는 사모와 공모를 합쳐 350개에 달한다.
하지만 부동산펀드가 PF 금융시장을 보완하는 대체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이다. 현재 부동산펀드 가운데 신규 PF에 투자되고 있는 것은 거의 없다. PF투자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있지만 수익이 투자자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데다 최근 들어 시공사가 지급보증을 거부해 안전장치에 대한 불안감까지 커졌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건설업종이 크게 위축되면서 투자 상품 자체를 찾아보기 힘들다"면서 "특히 시공사의 지급보증이 사라진 점은 부동산펀드의 성장에 결정적인 악재"라고 설명했다.
과거 시공사가 ⑤지급보증을 실시할 때는 사실 부동산 PF를 시공사 회사채로 생각해 투자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런 메리트가 없어진 상황에서 사업성만 보고 투자하기엔 무리라는 인식이 팽배한 것.
그럼에도 앞으로 건설 경기가 바닥을 치고 공적인 보증장치 등이 보강될 경우 부동산펀드의 기능도 되살아날 것이란 관측이다. 피닉스자산운용 AI팀 이창훈 대리는 "주식과 채권 등의 메리트가 줄어들면서 부동산 투자에 금융회사들의 관심이 늘고 있어 향후 부동산펀드에 대해서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 투자정보(부동산 관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전세형태 분양제도` 계약시 챙겨야 할 `체크포인트` (0) | 2013.07.11 |
---|---|
[스크랩] 토지에 대해 너무 많이 알아도 결국 그것이 발목잡을 수 있다 (0) | 2013.07.11 |
[칼럼]부동산의 이론과 현실 (0) | 2013.07.03 |
골목길을 막거나 지료를 받을 수 있나요? (0) | 2013.06.24 |
오피스텔 투자, 고려할 점 3가지 (0) | 2013.06.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