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배당투자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연말 가까이에 와서 배당을 받기 위해 신문에 배당을 많이 준다고 하는 주식들을 사는 것을 떠올립니
다. 하지만 막상 배당을 받고 나면 주가가 떨어지는 것이 다반사이고, 특히 고배당주로 매스컴의 집중조명을 받았던 기업의 주가는 배당권리
확정일이 지나면 배당금지급액보다 훨씬 큰 폭으로 떨어지는 것이 다반사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것을 보고 배당투자를 해도 어차피 배당
보다 주가가 더 떨어지기 때문에 배당투자가 별 의미가 없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배당투자에 대한 이런 일반대중의 인식에는 몇가지 오해가 숨어 있습니다 이번에는 이런 오해가 주식투자에 대한 근시안적인 시각에
서 나온 것임을 밝히고, 이와 같은 오해를 이용한 역발상 배당투자의 아이디어에 대한 검토를 해보겠습니다.
배당을 주면 배당락 효과 때문에 단기간에 주가가 떨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배당이후 주가가 떨어지는 이유는 단기간에 배당만 받겠다고
하면서 주식을 샀던 사람들이 앞다투어 주식을 팔아대서 순간적으로 배당관련주의 수요보다 공급이 급증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주가가 떨
어진다고 해서 기업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고배당을 약속한 기업들은 그 해 장사를 매우 잘 한 경우가 많으며, 그만큼 현
금흐름에도 자신이 있다는 신호를 자기 주주들과 외부 투자자들에게 보내고 있는 것입니다.
기업의 가치가 떨어지지 않는데 일시적인 오해와 불안감으로 주가가 떨어진다면 그것은 주식 바겐세일 찬스입니다. 기업의 가치는 하루아침
에 폭등과 폭락을 거듭하지 않습니다.오로지 기업의 주가가 변화할 뿐입니다. 기업 가치에 대한 확신이 있고,사전에 그 기업을 잘 알고 있다
면 주가하락은 장기적으로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백화점의 바겐세일은 정기 바겐세일인 경우가 많지만 주식의 바겐세일 날짜는 일정하게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지난번 미국테러사태로 인한
대바겐세일처럼 때로는 상상을 초월하는 폭의 바겐세일이 있지만 백화점 세일과는 달리 주식의 바겐세일을 즐기는 사람은 아주 극소수의 현
명하고 용기있는 투자자들일 뿐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업의 내용과 가치가 아닌 가격에만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주가가 폭락할때 이
성을 잃고 패닉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연중 유일하게 정해진 주식 바겐세일기간이 있다면 그것은 배당을 주었다는 이유만으로 대폭 주가가 하락하는 주식들이 생기는 연초입니다.
언론에서는 연말만 배당투자가 의미가 있는 것처럼 말하지만 실제로 배당투자는 연중 아무 때나 이뤄질 수 있습니다.
오히려 연말의 경우에는 배당관련주의 주가가 너무 올라서 배당투자 자체가 부담스러운 경우가 많습니다. 벤자민 그레이험이 이야기했던 것
처럼 주식은 “변동금리부 사채”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해 그 해의 실적에 따라 배당금이 틀려지는 채권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말이
지요. 채권의 이자율은 매년 정해져 있지만 주식의 배당률은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만약 배당금이 매우 안정적으로 지급되거나 매년 배당금
이 늘어나는 주식을 발견한다면 그것은 이자율이 계속 늘어나는 환상적인 채권에 투자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1) 금리이상의 배당수익률 보장
사실 금리이상의 배당수익이 보장되는 주식을 만난다는 것은 매우 매력적인 투자대상을 찾은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배당자체
는 한해 이익 중에서 회사의 성장을 위한 이익유보금을 뺀 나머지를 주주들에게 현금이나 주식의 형태로 돌려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채권
이 아무리 회사에서 이익이 많이 나더라도 이자율이 그대로인 것과 반대로 유보된 이익은 주식에 대한 다음 사업년도의 배당금을 더 늘려줄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합니다.
그래서 배당수익률이 금리보다 앞서는 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주가변동에 따른 위험을 하더라도 장기적으로 투자할 경우 금리보다 훨씬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배당수익률이라는 잣대와 사람들의 배당에 대한 무관심이 좋은 투자기회를 가져다 주었던 셈입니다.
2) 실적이 개선되었거나 올해 큰 폭의 실적호전이 예상되는 종목
배당투자종목을 고를 때 또 한가지 주의깊게 살펴야하는 점은 실적입니다. 배당수익률이 아무리 높더라도 실적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
연간 배당수입 그 이상은 기대하기 힘듭니다. 성장을 하지 않는 기업은 결국은 도태되게 마련입니다. 일부 도시가스주들이나 금고, 창투사들
이 전년도의 배당금은 높았지만 연말까지도 그리 큰 주가상승 움직임이 없는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저평가되어 있는 종목들이 제자리를
찾기 위해서는 실적호전 그중에서도 특히 영업실적 호전이라는 촉매가 필요하고, 이 촉매를 갖추지 못한 종목은 배당과 주가상승을 합한 총
주주이익이 기대이하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적이 개선되었거나 큰 폭의 실적호전이 예상되는 종목은 예상보다 빨리 제 가치를 평가받는 시간이 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적이 발표되
는 시작되는 2월달부터 전년도의 실적이 이미 주가에 반영되기 시작하고, 이로 인한 주가상승폭은 배당으로 인한 주가상승을 만회하고도 남
을 정도로 큰 것이 보통입니다.
3) 주주중심의 안정적인 배당정책을 펴는 회사
마지막으로 살펴봐야 할 점은 그 기업의 배당정책입니다. 배당정책은 기업마다 특색이 있고, 자사주매입이나 무상증자 등과 같은 다른 주주
정책과도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성공적인 배당투자를 위해서는 그 기업의 고유한 배당정책을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
다.
어떤 기업이 주주중심의 안정적인 배당을 할 수 있는가를 살펴보기 위해서 98년도에 배당을 했는가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이 방법은 그 기업
의 사업기반이 얼마나 튼튼한가를 알아보는 방법으로도 즐겨쓰는 방법인데, 98년도는 말그대로 기업들에게 있어서는 상상하기 힘든 악조건
상황이었다는 것을 감안한 것입니다. 이런 최악의 상황에서도 흑자를 내고 주주에게 배당을 주었던 회사, 혹은 적자가 났더라도 주주들에게
예년수준의 배당을 주었던 회사는 그 회사의 저력과 주주정책을 믿을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단돈 몇백원을 깎기 위해 장사꾼과 실랑이를 하기도 하며,백화점이 바겐세일을 할 때를 맞추어 구매를 미뤄두었던 물
건을 사러 갑니다. 혹은 겨울에 에어컨을 미리 설치하기도 하며,여름에 스키를 사기도 합니다. 이는 모두 싼 가격에 원하는 물건을 사기 위한
행위들입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주식시장에서는 주식을 싸게 사기보다는 비싼 주식을 사서 더 비싼 값에 팔려고 노력합니다. 물론 비싼 값에 팔면 좋겠지
만,언제 오를지 남들이 더 비싼 값에 사줄지는 아무도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럴 바에야 100원의 가치를 가진 것을 200원에 남에게 떠넘기려고
하기보다는, 그것을 50원에 사서 100원에 파는 것이 더 안전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역발상 배당투자는 1년에 한번 주식을
합법적으로 싸게 사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즉,백화점의 정기 바겐세일 기간과 같은 것입니다.지금부터 이 종목들을 잘 연구하고 준비를 하셨
다가 9월 결산법인의 결산이 끝나고 이들 종목에 대해 바겐세일에 돌입하게 되면 좋은 주식을 싼 값에 쇼핑하는 즐거움을 만끽해보시기 바랍
니다.
# 역발상 배당 투자전략은 2001년 12월 26일자로 작성된 것입니다. 역발상 배당 투자의 기회는 매년 돌아오는 정기 바겐세일과도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