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정보(금융상품)

안전자산이 안전하지 않다면

LBA 효성공인 2016. 7. 23. 19:02


 

結론을 내는 戰략 No.19                                        

안전자산이 안전하지 않다면

​거듭된 금융위기를 맞아 정책당국은 금리 인하 등 완화정책으로, 시장참여자들은 채권을 통해 가치를 저장(value stocking)하고 수익을 추구(hunt for yield)하는 방식으로 대응해왔습니다.


그리고 이런 역사가 길어질수록 채권을 비롯한 안전자산의 몸값은 고공행진을 지속해왔습니다. 과연 이런 현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을까요? 이번 글은 과연 현재의 금리 수준에서 안전자산이 안전한지, 만약 그렇지 않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 지를 풀어 보았습니다.

지속되는 안전자산 랠리


투자에는 보통 위험(Risk)이 수반된다.


● 가장 중요한 위험으로 채무불이행(Default)


위험과 변동성(Volatility) 위험이 있는데,


이 두 위험이 없거나 현저히 낮은 자산을 통상 ‘안전자산(Safe Asset)’이라고 부른다. 선진국 국채나 금, 그리고 통화 중에는 엔화가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힌다.

2016년은 현재까지 볼 때, ‘안전자산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랫동안 각광을 받아온 국채는 그렇다 치고, 금과 엔화 등이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금년 안전자산 랠리는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되었는데,


첫 번째 랠리는 이른바 ‘연준의 완화적 태도 변화(Dovish (비둘기)FOMC)’가 주도했고,

두 번째 랠리는 ‘브렉시트(Brexit)’가 재료로 작용했다.

그리고 일본이 도입하면서 크게 이슈가 된 마이너스금리정책(NIRP;Negative Interest Rate Policy))이 기폭제의 역할을 했다(그림1 참조).

거품을 만드는 것은 투자자들의 확신(Confidence)

​이러한 안전자산 랠리의 기저에는 통화이완(Easing)에 대한 ‘무한신뢰’가 담겨 있다. 부채문제, 금융위기, 브렉시트와 같은 구조적인 문제가 반복되고 심화되는 현재의 펀더멘털 하에서는 금리를 더 내리고 금융환경을 지속적으로 완화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믿음인 것이다. 이벤트의 횟수를 거듭할수록 이런 믿음은 공고해지고 투자자들의 반응도 빠르고 강해지고 있다.

‘튤립은 언제나 돈이 된다’라는 확신이 인류 최초의 버블인 <튤립 버블(Tulip Bubble)>을 만든 것처럼, 거품의 역사는 언제나 투자자들의 확신(Confidence)에 의해 만들어져 왔다. 그런 의미에서 완화적인 통화정책과 안전자산에 대해 너무 많은 믿음이 쌓여가는 현상을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현재 금리 수준이 너무 낮다. 예를 들어 미국의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한때 1.3%대까지 하락했는데, 이는 과거 대공황(Great Recession) 시기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그림 3 참조). 또한 향후 10년동안 미국 정책당국이 기준금리를 1.3%대 이상으로 올리지 못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만약 향후 10년 내 미국이 정책금리를 상기 수준 이상으로 올리거나, 이를 강제할 만큼의 경제성장 및 고용시장 회복이 나타난다면, 현재의 금리 수준은 정당화되기 어려울 것이다. 바꿔 말하면, 현재의 금리 수준은 ‘구조적인 불황과 지속적인 완화에 대한 확신’이 훼손되는 순간 언제든 급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리 안전해(Safe) 보이지 않는 안전자산(Safe Asset)

​물론 디폴트 리스크(계약 불이행)가 있느냐의 측면에서 현재 안전자산의 위치는 공고하다. 그러나 변동성(Volatility) 측면에서 볼 때 이들이 과연 안전한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보통 특정자산의 펀더멘털과 가격의 괴리(Divergence)가 벌어질수록 변동성 확대 가능성은 커지기 마련인데, [그림 4]에서 보다시피 최근 금리와 경기의 괴리가 상당히 벌어져 있다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7월 미국 국채 10년물 입찰에서 응찰률이 근래 최저치로 떨어진(인기가 떨어진)것도 이런 괴리 심화에 대한 ‘반발’이 은연중에 작용한 결과라 본다(그림 5 참조).

실제로 7월 들어, 승승장구하던 안전자산 진영에서 다소 불안한 신호들이 감지되고 있다.

먼저 정책적인 측면에서 시장의 기대를 위반하는 결과물이 나오고 있다. 14일 영란은행이 정책금리를 동결한 것이 이에 해당한다. 이미 중앙은행들의 정책 여력이 상당히 소진된 시점에서 너무 높아진 시장참여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쉽지 않을 것이다.

만약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 금리가 바닥을 치고 돌아선다면, 이에 기대어 상승한 금가격 또한 부담스러워질 것이다(5월 30일, “하반기 4問4答: 금 가격 상승,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참조). 시장참여자들의 확신이 공고하고 펀더멘털 괴리가 커진 상황을 고려할 때, 만약 가격 하락이 발생한다면 변동성 확대 또한 수반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위험자산으로의 로테이션(Rotation)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

​만약 우리의 진단대로 안전자산 진영이 흔들린다면 어떤 현상이 발생할까?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을 버리고 위험자산으로 향할 것이다”라는 가정이다. 즉, ‘로테이션(Rotation)’의 논리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로테이션의 논리는 그리 믿지 않는다.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투자자들은 그만큼 매크로와 구조적 상황에 대해 부정적일 진데, 이들이 단순히 안전자산의 가격 부담을 이유로 ‘위험한(risky)’ 자산으로 이동할 것이라 보기 힘들다. 글로벌 펀드 flow만 보더라도, 투자자들의 이탈 신호는 오히려 주식에서 먼저 나타나고 있음을 주목하자(그림 6 참조).


향후 자산시장 국면 변화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

​그러므로 우리는 안전자산 진영의 가격 부담과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겠지만, 그렇다고 ‘로테이션(Rotation)’과 같은 ‘희망적 논리’에 기댈 필요 또한 없다. 우리는 아래와 같은 몇 가지 상황 전개를 예측하고 있는 바, 참고하기를 권한다.

1) 자산시장에서 일시적인 퇴장(Hording:군락) 또는 관망(Wait & See) 모드


​투자자들이 자산시장에서 퇴장하여 관망하는 분위기가 확산될 수 있다고 본다. 국내만 하더라도 7월 들어 MMF(money market fund) 잔고가 급증하고 있다. 다만, 이런 퇴장 현상이 영구적이라고 보긴 어렵다. 어느 자산으로든 가격 매력 등이 발생하면 빠르게 이동하는 현상 또한 나올 것이다.

2) 자산시장 내부에서는 선진국보다 신흥국이 우위

​안전자산의 가격 부담이 고개를 들고 금리가 상승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위험자산 내부에서도 밸류에이션(Valuation) 논리가 강화될 것이다. 저금리에 기반한 부채 확대 및 자사주 매입에 크게 기대왔던 선진국 증시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큰 반면, 아시아(일본 제외) 중심의 신흥국 증시의 그것은 낮은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그림 7 참조).

​안전자산 카데고리에서도 신흥국 국채는 높은 수익률 매력이 있으며, 브렉시트나 유럽 은행권 문제에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또한 금리 인하 등 정책 모멘텀도 정책 여력 측면에서 선진국에 비해 높다는 점도 장점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금리 인상 가능성이 상존하는 미국에 비해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있는 한국의 시중 금리 하락 압력(=채권 가격 상승)이 당분간 높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3) 가치 저장(Value Stocking)의 대안을 찾는 움직임 강화

​보다 긴 호흡에서 보면, 기존 국채와 예금이 중심이 되었던 가치 저장 수단의 대안을 찾는 움직임이 강화될 것으로 본다. 디폴트 위험이 여전히 없다고 하더라도, 가격 하락과 변동성 위험이 커진 자산은 가치 저장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마이너스금리정책(NIRP) 등장에 따른 은행권 부담과 예금자가 느끼는 공포 확대가 이런 움직임을 부추길 것으로 본다. 안전자산이지만 화폐이기도 한 금은 금리 측면에서는 단기적으로 부담스럽지만, 장기적으로는 가장 유망한 자산 중 하나가 될 수 있는 이유다(5월 30일, “하반기 4問4答: 금 가격 상승,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