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지인이 성격 테스트를 했는데 친화력이 아주 높게 나왔다고 말했다. 좋은 결과라고 생각하고 축하해줬는데 약간 담담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근데 그거 알아요? 친화력이 너무 좋은 사람은 성공하기 힘들다는 거. 자기 고집도 있고 남들이 뭐라 하든 ‘마이 웨이’(My way)를 갈 줄도 알아야 성공하는데 친화력이 좋은 사람은 주위 사람들 마음을 다 헤아려야 하거든요."
이건 무슨 말일까. 금전적 자본보다 인적 네트워크가 더 중요한 시대에 친화력은 최고의 성공 무기가 아닐까. 하지만 이 지인의 말이 아주 틀린 것은 아니다. 어느 정도의 친화력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최근 핫한 미디어 중의 하나인 허핑턴포스트의 창업자 아리아나 허핑턴은 매우 매력적인 인물로 정재계 영향력 있는 인물들을 필진으로 끌어 들여 허핑턴포스트를 성공시켰다. 친화력이 성공의 중요한 비결이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친화력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녀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이다. 허핑턴을 좋아하는 친구들은 그녀가 사려 깊고 지성미가 넘치고 개방적이라고 말한다. 반면 인정머리 없고 원칙이 없으며 부도덕한 표절자이자 위선자이며 오로지 돈과 권력에만 관심 있는 인물이라는 비난도 받는다.
그렇다면 허핑턴은 정말 어떤 인물일까. 허핑턴은 자신의 목표와 성공을 향해 나아가는데 최우선순위를 두고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왔을 것이다. 목표를 향해 달려간다는 것은 때로 주위를 둘러보지 않은 채 앞만 보고 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위를 일일이 챙기다 보면 도달하고자 하는 지점에 결국 못 가게 될 테니 말이다. 목표로 가는 길에서 만나는 사람에게 그녀는 매혹적이었겠지만 길 밖에 있거나 길이 다른 사람에겐 냉혈한으로 비쳤을 수도 있는 일이다. 결국 인생이란 우선순위를 정하는 문제다. 정말 좋은 사람인데 성공하지 못하고 있는가. 그럼 이유가 있을 것이다.
1. 다른 사람들이 나를 좋아해 줬으면 좋겠다
=친구와의 우정과 질투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질풍노도의 사춘기와 가슴 졸이며 내가 좋아하는 이성에게 사랑 받기를 원하는 연애 시기를 지나 나이가 들어가면 사람 사이의 좋아함은 평범해지기 마련이다. 정상적인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관계를 결정 짓는 것은 결국 일일 뿐 저 사람이 나를 좀 좋아해 줬으면 좋겠다는 감정 자체가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좋아함이란 일을 하다 신뢰가 쌓인 후에 생겨나는 호감일 뿐 호감을 얻는 것 자체가 목표일 수는 없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좋아해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앞서다 보면 오히려 일의 전후를 그르치게 된다. 상대방의 마음을 상하게 할까봐 야근을 바꿔 달라거나 업무를 도와달라는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다 들어주면서 그저 좋은 사람은 정작 자기 일은 제대로 못 챙길 수 있다.
2,갈등은 무조건 피하고 본다
많은 사람들이 나와 다른 의견을 싫어하고 갈등에서 도망가려 한다. 하지만 일을 하다 보면 이견이 표출돼 갈등이 생기기 마련이다. 서로 다른 의견은 의견이 다양하다는 것이고 갈등은 각자가 자신의 의견에 열정을 갖고 있어 부딪힌다는 뜻이다. 오히려 사고의 다양성, 열정적인 토론의 징후인 만큼 반겨야 한다. 물론 이견이 나오고 갈등이 생겼을 때는 합리적인 해법을 찾아야 한다. 그 과정에 발전이 있다. 아예 처음부터 다른 사람과 다른 의견을 내는 것 자체를 피한다면 서로 다른 생각들을 교류하며 발전할 기회 자체를 차단하게 된다. 흑인 인권 운동가 마틴 루터 킹 주니어는 도덕과 가치를 시험당하는 갈등의 시기에 최악의 행동은 어떤 입장도 취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3. 사람들과 사교하느라 혼자만의 시간이 없다
한 선배가 이런 말을 해줬다. 사람은 책을 읽고 공부하고 생각해서 자신을 키워 나가는 것과 동시에 다른 사람들을 만나 부딪히면서 혼자 삐죽삐죽 발전시킨 생각과 행동을 부드럽게 가다듬어야 한다고. 혼자 자기 할 일만 하면 독단이 되고 혼자 사색할 시간 없이 다른 사람들과만 어울리다 보면 속이 비어 점점 쪼그라들게 된다. 사교에 너무 치중하다 보면 자신의 가치를 키워나갈 시간을 갖기 힘들다.
친화력 있고 정말 좋은 사람인데 성공과 거리가 멀다면 3가지를 기억하라. 다른 사람의 좋아함을 받으려 노력하기에 앞서 먼저 자기 자신을 좋아하고 소중히 여기라. 둘째, 언제나 나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가져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휘둘리게 된다.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것을 숨길 필요는 없다. 오히려 다름이 강점이 되는 개성의 시대다. 셋째, 다른 사람과 시간을 보내는 만큼 나 자산과도 많이 놀아주라. 나와 노는 시간에 자아가 숨을 돌리며 자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