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단독주택 경매, `거침없이 하이킥`

 

전국 단독주택 경매, `거침없이 하이킥`

 

#1. 2013년 9월 2일, 제주지법 경매 6계에서 열린 한 단독주택 경매에 모두 26명이 입찰한 사실이 알려지자 장내가 술렁거렸다.

이 물건은 건물과 토지가 모두 경매목적물로 나왔지만 토지 면적이 104㎡, 건물 면적은 절반 수준에 53.75㎡에 불과한 외형상 볼품없는 작은 집에 불과했다.

그러나 감정가 2078만원에 개시된 첫번째 매각에 모두 26명이 몰렸고 3460만원(낙찰가율 166.5%)이라는 적지 않은 가격에 새 주인을 찾았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집은 그냥 딸려오는 것일 뿐, 토지의 위치가 좋기 때문에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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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경기 파주시에 위치한 단독주택 용도의 건물과 토지(지분)가 이달 11일 경매를 통해 매각됐다. 이 물건은 광활한 토지면적(22627.59㎡)에 비하면 미미한 면적(75.48㎡)의 건물(철거 예정)이 함께 매각된 건으로 사실상 토지나 다름없는 물건.

이 물건은 감정가 121억9055만원의 고가 부동산으로 지난 2012년 6월 처음 경매물건으로 나온 이래 입찰자가 없어 유찰을 밥먹듯했고 올해 초부터는 변경과 유찰 단계를 오가며 감정가 대비 17% 수준까지 최저매각가가 떨어진 바 있다.

그런데 이 달 들어 갑자기 6명의 응찰자가 몰린 끝에 149억원이라는 높은 가격에 매각됐고 17일에는 법원의 매각허가가 떨어졌다. 이 물건의 경우 포장도로와 바로 접해 있고 길 건너 편에 하천이 흐르고 있어 낙찰 후 토지 활용도가 기대된다.

 

정말 의외의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아파트 시장이 되살아나면서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수도권 아파트 시장으로 몰렸지만 실제 괄목할만큼 낙찰가율이 증가한 물건은 따로 있어서다.

 

그 이변의 주인공은 바로 단독주택. 부동산태인(www.taein.co.kr)에 따르면 9월 전국 단독주택 낙찰가율이 월간 기준으로는 올들어 처음으로 80% 고지를 넘어섰다. 다만 지역별로 보면 서울과 인천을 제외한 경기도 및 비수도권 소재 주택이 그 대상이다.

단독주택은 주거 트렌드 및 은퇴 후 생활 양상의 변화로 꾸준한 인기를 얻어 왔지만 이처럼 낙찰가율이 80%를 넘어선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결과로 평가된다.

이 같은 사태가 벌어진 것은 단독주택 자체의 매력도 작용했겠지만 그보다는 단독주택이 지어진 토지 자체에 눈독(?)을 들인 입찰자들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주택이 세워질 정도의 입지라면 다른 방면으로의 활용도 역시 높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많다는 것이다.

 

첫번째 사례와 두번째 사례에 등장한 물건들은 기본적으로 건물보다 토지의 가치가 훨씬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첫번째 물건의 경우 지방도가 물건 인근을 지나고 있어 향후 토지용도를 변경한 뒤 펜션이나 근린상가를 지을 수 있다면 상당한 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또 두번째 물건 역시 건물이 철거될 예정인 가운데 포장된 도로와 바로 접해 있어 접근성 측면에서 우월하다는 강점이 존재하는 만큼 향후 또 다른 방안을 통해 수익을 추구하려는 입찰자들이 경매에 나섰음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낙찰건 중 고가낙찰 사례도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단독주택이 아파트(8~9%)나 연립/다세대(5~6%)에 비해 고가낙찰건 비율이 높지만 9월은 유독 이 비율이 높았다.

 

9월 들어 낙찰된 전국 단독주택 용도 물건은 모두 345개. 이 중 고가낙찰건수는 84개로 낙찰건 대비 24.4%에 달한다. 이는 6월에 기록된 24.4%와 동일한 것으로 연중 최고치다. 연중 최저비율을 기록했던 2월의 15.8%에 비하면 10%p 가까이 차이가 나는 셈이다.

부동산경매를 통해 수익을 낸다는 관점은 사실 누구에게나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수익을 내는 방법 그 자체다. 아파트를 낙찰받아 되파는 단순한 수익내기가 주효한 상황이 있고 때로는 토지나 상가를 낙찰받아 새로운 형태로 개발해 수익을 내는 방법이 필요할 때도 있다.

 

이 때문에 경매물건을 볼 때는 과연 어떤 방법으로 수익을 낼 수 있을까, 라는 문제의식을 항상 가질 필요가 있다. 보는 각도에 따라 수익의 유무는 물론 수익률 또한 천차만별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다.

단독주택이라고 해서 집만 볼 게 아니고, 토지라고 해서 땅만 봐선 안된다. 앞서 언급한 조사와 통계 관련 내용은 결국 경매 수익의 핵심적인 차이는 경매물건과 그 주변 여건을 종합적으로 볼 수 있는 역량에서 갈린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증명해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