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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시대, 자산관리방식

LBA 효성공인 2013. 9. 12. 16:18

 
전세금이 계속 상승하면서 월세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상업용 부동산시장에서는 이미 일어난 바 있다. 90년대 말까지 강남지역 빌딩 3분의 2 정도가 전세였으나 외환위기 이후 외국 투자자들이 빌딩을 매매하는 과정에서 현금흐름이 있는 월세로 대거 전환됐다. 주택시장의 월세화는 우리나라가 97년 외환위기 이후 겪었어야 할 것을 2000년대 주택시장의 활황으로 10년 정도 미뤄졌다가 지금 진행되고 있을 따름이다.

전세금 상승은 주택시장 구조를 바꾸는 동력이다. 전세를 주고 있는 집주인이 기대하는 총수익은 주택가격이 오르면서 얻는 이익과 전세금에서 나오는 이자수입이다. 그런데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약해지고 전세금에서 나오는 이자수입이 감소하면 전세금을 높이게 된다. 전세금이 계속 높아지면 상응하는 월세로 전환해 임대수입을 기대하게 된다. 주택시장에서 월세제도가 자리를 잡게 되면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첫째, 주택 평가 방식이 변한다.

 

 시장에서 수급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는 것보다 월세라는 현금흐름을 자본환원율로 할인한 가격이 기준이 된다. 상가용 부동산도 월세로 전환되면서 가격 평가 방식이 모두 임대수입을 할인한 것으로 바뀌었다. 과거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수급에 의한 가격을 봤는데 1990년대 중반 외국인들이 주가이익비율(PER)을 기준으로 기업을 고르기 시작하면서 준거가 변했다. 주택도 월세를 할인한 방식으로 가치를 평가하고 월세는 소득에 준거해 결정될 것이다.


둘째, 세대 간 부의 이전 통로가 단절된다.

 

결혼할 때 자의든 타의든 전세를 통해 부모세대가 자식세대에게 부를 이전해줬다. 아들 결혼비용이 딸보다 3배 이상 드는 것이 그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월세제도로 바뀌면 부모가 자식에게 전세를 얻어 줄 이유가 없어진다. 부 이전 이유가 적어지는 것이다. 이로 인해 부모세대는 은퇴준비에 좀 더 노력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면 자식세대는 부를 조기에 이전받지 못하고 오히려 월세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소비 여력이 축소될 것이다.

셋째, 은퇴하는 사람들 중에서 전세에 있는 사람들은 월세로 전환되면 지출이 많아져 부담이 커진다.

 

 금융자산에서 나오는 수익률은 떨어졌는데 그에 반해 임차료는 높기 때문이다. 60대 이상 가구에서 자기 집을 보유하지 않은 가구는 30% 정도다. 이런 사람들은 여력이 된다면 집을 구입한 뒤 매월 주택연금을 받는 것이 나은지 월세로 지출하는 것이 나은지 잘 계산해봐야 한다. 주거 안정성과 주택가격 및 임차료의 불확실성을 감안한다면 전자가 나을 수 있다.

월세제도 이행은 거부할 수 없는 추세다. 이는 주택에 대한 가격 평가 방법에서 은퇴자들의 생활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적절한 대비가 필요한 때다.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