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甲이 아파트분양대금이 필요하니 돈을 빌려주면 한 달 후에는 반드시 갚겠다고 사정하여 2000만원을 빌려주었는데, 甲은 그 돈을 수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갚지 않고 있고 甲에게는 별다른 재산이 없으며, 분양받은 아파트는 그 가족들이 살고 있으나 甲의 남편 乙명의로 소유권등기가 되어 있습니다.
이 경우 가족들이 거주하는 아파트의 분양대금조로 빌려준 것이므로 일상가사에 해당됨을 주장하여 남편인 乙을 상대로 위 대여금청구를 할 수는 없는지요?
민법상 부부간에는 일상가사에 관하여 서로 대리권이 있으므로(민법 제827조 제1항), 부부일방이 일상가사에 관하여 채무를 부담한 경우에는 다른 일방도 이로 인한 채무에 대하여 연대책임이 있습니다(민법 제832조).
일상가사에 관한 법률행위란 부부공동생활을 영위하는데 통상 필요한 법률행위를 말하므로 그 내용과 범위는 그 부부공동체의 생활구조, 생활정도와 그 부부의 생활장소인 지역사회의 사회통념에 의하여 결정되며, 문제가 된 구체적인 법률행위가 당해 부부의 일상가사에 관한 것인지 판단함에는 그 법률행위의 종류·성질 등 객관적 사정과 함께 가사처리자의 주관적 의사와 목적, 부부의 사회적 지위·직업·재산·수입능력 등 현실적 생활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통념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금전차용행위도 금액, 차용목적, 실제의 지출용도, 기타의 사정 등을 고려하여 그것이 부부공동생활에 필요한 자금조달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면 일상가사에 속한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대법원 2009. 2. 12. 선고 2007다77712 판결).
위 사안과 관련된 판례를 보면, 부인이 교회의 건축헌금, 가게의 인수대금, 장남의 주택임대차보증금의 보조금, 거액의 대출금에 대한 이자지급 등의 명목으로 금원을 차용한 행위는 일상가사에 속한다고 볼 수는 없으며,
주택 및 아파트구입비용 명목으로 차용한 경우 그와 같은 비용지출이 부부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하여 필수적인 주거공간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면 일상가사에 속한다고 볼 여지가 있을 수 있으나,
그 주택 및 아파트의 매매대금이 거액에 이르는 대규모의 주택이나 아파트라면 그 구입 또한 일상가사에 속하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하였으며(대법원 1997. 11. 28. 선고 97다31229 판결),
아파트구입비용 명목으로 차용한 경우 그러한 비용지출이 부부공동체유지에 필수적인 주거공간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면 일상가사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고 하면서 처가 남편명의로 분양 받은 45평형아파트의 분양금을 납입하기 위한 명목으로 금전을 차용하여 분양금을 납입하였고, 그 아파트가 남편의 유일한 부동산으로서 가족들이 거주하고 있는 경우, 그 금전차용행위는 일상가사에 해당한다고 하였습니다(대법원 1999. 3. 9. 선고 98다46877 판결).
위 사안에서 귀하도 위 아파트가 乙의 유일한 부동산으로서 가족들이 거주하고 있는 경우라면 乙에게 일상가사채무에 대한 책임을 물어 위 대여금 2000만원의 반환청구를 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로 남편이 주택구입자금명목으로 금원을 대출받아 실제로 아파트를 매수했어도, 그 금원대출행위가 금융기관이 자기회사 임직원 개인의 신용을 믿고 이루어진 것이라면 그 대출행위는 부부일상가사에 관한 법률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한 하급심 판례도 있습니다(서울지방법원 2001. 6. 27. 선고 2000나68978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