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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년후견제도 확충을 위한 국가차원의 노력 필요하다

LBA 효성공인 2017. 6. 2. 16:31

성년후견제도 확충을 위한 국가차원의 노력 필요하다


모 대기업 회장에 대한 성년후견 개시가 언론에 보도되면서 다소 생소하였던 성년후견제도가 일반의 관심을 받았다. 성년후견제도는 2013년 7월 1일 민법 개정으로 시행되어 2016년 9월까지 약 3000여건이 가정법원에 접수되었고, 앞으로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성년후견제도는 종래 장애인에 대한 배제와 규제 측면에서 이루어진 금치산 및 한정치산 제도의 틀을 벗어나 질병, 장애, 노령 등으로 인한 정신적 제약이 있는 사람을 위한 지원과 배려의 관점에서 이루어진 제도이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르며, 65세 이상 노인 10명중 1명이 치매를 앓고 있다고 한다. 이와 같은 고령화 사회에서는 후견을 받는 것이 특별한 사람의 일이 아니라 모든 사람의 일이 될 수 있다.


성년후견 신청권자는 본인, 배우자, 4촌 이내의 친족, 후견인, 검사, 자치단체의 장으로 되어 있다. 2014년 일본에서 신청된 성년후견 3만4174건 가운데 자녀가 신청한 1만968건에 이어 자치단체의 장이 신청한 건수가 5592건으로 두 번째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통계가 없어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자치단체의 장이 신청한 성년후견 건수는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성년후견제도가 시행된 지 4년이 되었으나, 정부부처나 자치단체의 인식은 별로 높지 않아 보인다. 특히 자치법규의 경우 과거의 금치산자, 한정치산자 규정이 그대로 존속하고 있고, 727개의 관련 규정 중 38개만 정비되어 정비율이 5.2%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은 성년후견제도에 대한 자치단체의 관심과 인식도를 여실히 나타내고 있다고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행자부가 자치법규에 대한 일제 정비에 나선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법규의 정비만으로 성년후견제도가 활성화되는 것은 아니다. 성년후견을 단순히 장애인에 대한 최소한의 지원으로만 이해하면 고령화 사회에서 성년후견제도가 가지는 기능을 살릴 수 없게 된다. 성년후견은 누구에게나 필요한 제도라는 인식을 가지고 이를 국민들에게 널리 알리고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제도로 만들어야 한다. 독일의 경우 본인이 직접 법원으로 찾아가 판사와 상담을 하면서 성년후견을 신청할 수 있고, 국가가 후견인에게 활동비를 지급하여 피후견인 본인의 부담이 없게 제도를 운용하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고령화 사회에 맞추어 개인의 복리와 함께 사회적 안전망으로서의 역할을 성년후견제도에 부여하여야 하며, 이를 위해 성년후견 제도의 활성화 노력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성년후견제도를 맡고 있는 법원의 전담인력 확충, 후견인 교육 강화, 전문가후견인 및 법인후견인 확충, 성년후견지원신탁 활성화 등의 노력과 함께 법무부, 행자부, 자치단체 등의 유기적 협력체계 구축, 변호사협회 등 관련단체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급속한 고령화 사회를 맞아 성년후견제도가 가지는 기능을 주목하고 이를 확충해 나가고자 하는 국가 차원의 적극적인 노력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