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이 밀집한 서울 중심가 |
자사 사옥서 외부 건물로 확대...SK 삼성 LG 등 관계사 설립, 임대 매매까지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대기업과 대형 보험사, 은행들의 부동산자산관리 사업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기존 계열사 건물 시설관리를 하던 형태에서 다른 건물의 임대관리 등까지 영역을 확장하는 추세다. 이에 빌딩 자산관리시장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관련 중소업계에는 폐업이나 하청업체화 등 지각변동이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의 계열사인 SK디앤디는 중소형 빌딩을 대상으로 마스터 리스(Master Lease) 사업을 시작한다. 마스터 리스는 장기간 건물을 통째로 빌린 후 이를 재임대해 수익을 얻는 사업방식이다. 연면적 3300㎡ 내외의 노후 중소형 빌딩이 대상이다.
대기업이나 대형 보험사·은행들도 빌딩 자산관리업에 앞 다퉈 진출하고 있다. 삼성그룹의 삼성에버랜드, LG그룹의 서브원, 한화그룹 한화63시티, 교보생명의 교보리얼코, 삼성생명 관계사 젠스타 등이다. 금융계에서는 신한은행이 신한서브, 하나은행이 두레시닝, 우리은행이 우리기업을 보유하고 있다. 종근당, 농심, 한진그룹 등도 자산·시설관리하는 관계사를 두고 있다.
대기업 자회사 형태의 부동산자산관리 회사들은 대기업 계열사 보유 빌딩을 관리할 목적으로 설립됐다. 은행 관련 자산관리회사는 전국의 지점 빌딩을 관리한다. 여기에 시설관리를 주 업역으로 삼았던 대기업 부동산자산관리회사들이 일반 중소형 빌딩에도 손을 뻗치고 있다.
한 자산관리회사 관계자는 "자사 사옥과 관계사 소유 빌딩 자산관리를 전담하던 대기업 자회사 부동산자산관리회사들이 최근에는 경쟁입찰과 영업을 통해 외부 빌딩관리 수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며 "일부는 대형 빌딩에 이어 중소형 빌딩에 대한 자산관리, 임대, 매매시장까지 진출했다"고 말했다.
대형 기업들이 뛰어들자 빌딩 자산관리 시장의 경쟁은 치열해졌다. 이에 3.3㎡당 관리비는 낮아지고 있다. 자산관리업계에 따르면 2003~2004년께 대형빌딩 기준 평당 1000원을 남길 수 있었지만 현재는 500~700원 수준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대기업 계열사 자산관리회사는 시설관리를 할 수 있게 하는 대신 파격 수준인 3.3㎡당 300원을 받았다"며 "무료인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출혈경쟁이 이뤄지며 영세한 중소 자산관리업체들은 위기감에 휩싸였다. 도산하는 업체도 상당수다. 세간에 종종 이름을 올렸던 포커스에셋은 이미 파산했다. 하청업체 격으로 전락하는 경우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관계사들은 자금력과 이름값이 있어서 경쟁하기 쉽지 않다"며 "자산관리를 맡은 뒤 작은 업체에 하도급을 주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중앙회 소속 서울경기부동산자산관리사업협동조합 한 임원은 "부동산 자산운용사, 리츠, 펀드회사들이 운영 중인 부동산 자산관리를 특정 대기업에 맡기는 경우가 많아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며 "국내 진출 다국적 기업인 CB리차드앨리스, 세빌스 등 외국계 회사들처럼 국내에만 머무르지 않고 자산관리·임대·매매 등 부동산 사업 분야를 특화해 전 세계로 진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부동산 자산관리분야의 중소기업에 대한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출처 : 디벨로퍼아카데미(부동산개발협의회)
글쓴이 : 최승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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