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탁형 ISA에 홍보 개선·일임형 ISA에 설명 의무 강화 요구

'만능통장' ISA 전쟁 앞두고 뿔난 은행…왜?

[우리가보는세상]신탁형 ISA에 홍보 개선·일임형 ISA에 설명 의무 강화 요구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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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이 오는 3월에 도입될 '만능통장' ISA(개인종합관리계좌)를 두고 뿔이 났다. 은행연합회는 시중은행 신탁부와 논의를 거쳐 신탁형 ISA도 제대로 된 광고를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하는 한편 증권사가 판매할 일임형 ISA에는 설명 의무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최근 금융위원회에 전달했다. 하영구 은행연합회 회장도 두차례 금융위를 직접 찾아 ISA와 관련한 은행권의 불만을 전달했다. 은행의 불만은 ISA의 세제 혜택을 담은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논의되면서 예정에 없었던 일임형 ISA가 가능해지면서 발생했다. 은행은 신탁형 ISA만 출시할 수 있는 반면 증권사는 신탁형 ISA는 물론 일임형 ISA도 내놓을 수 있다. 증권사는 투자자에게 설명이 비교적 용이하고 신탁형보다 수수료가 높은 일임형 ISA 상품을 많이 내놓을 전망이다. 일임형 ISA는 ISA 가입자가 일일이 편입 상품을 지시해 편입하는 신탁형 ISA와 달리 가입자가 일임한 증권사가 알아서 편입 상품을 고를 수 있다. 일임형 ISA 투자자도 증권사에 편입할 상품이나 상품별 투자비중 등을 바꿔달라고 요구할 수 있지만 전체 ISA 관리를 증권사에 맡길 수 있어 편리하다. 증권사가 고객을 위해 뛰어난 상품을 골라 담고 투자비중을 조정해야 하는 만큼 수수료도 신탁형 ISA보다 비싸다. 신탁형 ISA밖에 판매할 수 없는 은행들은 증권사가 판매하는 ISA와 은행이 판매하는 ISA가 같은 상품인 만큼 같은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우선 제대로 된 홍보를 할 수 있도록 개선을 요구했다. 신탁형 ISA는 불특정 다수에게 똑같은 형태로 판매하는 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금융투자업 규정상 온라인을 통해 설명할 수 없고 안내 설명서를 비치하거나 배포할 수도 없다. 제대로 된 홍보가 불가능한 셈이다. 반면 일임형 ISA는 판매 중인 상품을 종류는 물론 편입 상품까지 소개할 수 있다. 보수도 알 수 있어 '깜깜이' 신탁형 ISA보다 다양한 정보를 가입 전에 알 수 있다. 금융위는 일임형 ISA에 새로운 상품을 편입하거나 제외시킬 때 투자자에게 사전 통지하도록 의무를 부과했으나 은행은 신탁형 ISA보다 설명 의무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신탁형 ISA는 개별 편입 상품에 대해 일일이 설명해야 하고 편입 상품을 변경할 경우 투자자에게 확인을 받아야 한다. 은행은 신탁형 ISA에 자행 예금을 편입할 수 없는데 대해서도 금융위에 개선을 요청했다. 증권사는 자사가 발행한 ELS(주가연계증권) 등을 편입할 수 있는데 은행은 자행 예금을 넣을 수 없도록 규제한다면 차별적이라는 설명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같은 ISA 상품인데 은행과 증권사에 판매하는 상품이 다른 규제를 받는다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증권사에도 은행과 같은 수준의 설명의무를 부과해야 금융소비자의 피해가 최소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은행연합회의 의견 등 업계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ISA 상품 출시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ISA를 은행에서 가입하느냐, 증권사에서 가입하느냐에 따라 각기 다른 수준의 설명을 듣고 다른 서비스를 받아야 한다면 ISA 초기 혼란은 불가피해보인다. 금융당국이 '만능통장' ISA을 두고 은행과 증권사 모두 건전한 경쟁을 펼칠 수 있도록 좀더 고민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