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경제이론

주가 상.하한폭 확대 할 만한가?

LBA 효성공인 2015. 12. 4. 18:59

 

한가람투자자문 CIO, 부사장 김학주의 돈의 본능과 괴로운 아시아

그 동안 애널리스트의 신분으로 문제의 본질을 직접적이고 정직하게 분석하는데 집중하였다면,이제는 운용인력으로서 시장이 그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까지 더해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더 이상 의심할 수 없을 만큼 의심해서 스스로가 설득이 되었을 때 정직하게 말한다’는 저의 소신은 변함이 없습니다. 소중한 자산을 배분함에 있어 한번쯤은 꼭 돌아 볼만한 문제를 깊이 있게 다루겠습니다

   

주가 상.하한폭 확대 할 만한가?

 

주가 상하한폭의 기능은 증시 안에서 정보가 올바르게 전달되지 않아 투자자들이 과잉반응하는 경우 시간을 갖고 냉정하게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이다. 오는 6 15일부터 주가 상하한폭이 15%에서 30%로 확대된다.

사실상 상하한폭이 없어지는 셈이다. 그런데 한국 증시의 정보 효율성이 과연 개선되었을까? 오히려 악화되었다고 판단된다.

 

그 근거는

 

첫째, 기업의 공시내용이 오히려 불충분해졌다. IFRS(국제회계기준)을 도입한 이후 사업보고서나 감사보고서 주석사항의 내용이 미흡해졌다. 이 정도의 정보로는 애널리스트들이 기업의 이익결정변수가 한 단위 움직일 때 이익이 변하는 민감도를 파악할 수 없을 것이다. 그 결과 그들의 기업실적 추정능력이 떨어지고 있다.

 

둘째, 지금 증시는 개인투자자가 주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은 자산운용사 출신이다. 훈련된 사람들답게 논리적인 테마를 만든다. 유동성 버블이 중소형 성장주에 생기는 과정에서 그들의 파괴력이 강해지고 있다. 문제는 이들의 논리에 비약이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주가 상하한폭 확대의 근거로 상하한가 근처의 자석효과 방지를 들고 있으나 설득력이 크지 않다. 이 보다는 규제 완화를 통해 수익원을 잃고 있는 증권사에 수수료 수입을 늘려주려는 의도인 것 같다. 그러나 과연 증권사가 그 수수료 수입을 지킬 수 있을까? 디스카운트 브로커의 출현으로 인해 중개수수료가 결국 돈이 안 된다는 것은 이미 세계적으로 입증된 바이다. 특히 상하한폭 확대로 주가 변동 폭이 심해지면 증권사들의 신용을 규제하며 기존 수익원을 위축시킬 수도 있다.

 

정부가 진정 증권사를 위한다면 조금씩 경쟁을 시켜 고통을 알게 해야 한다. 과거 위대한 우리 선배들이 어떻게 제조업 기반을 마련했는가? 제조업에는 의외로 많은 인간의 경험치가 녹아 있어 따라잡기가 어렵다. 즉 그들은 있을 수 없는 일들을 해 낸 것이다. 그러한 놀라운 생산성이 어디서 나왔을까? 선진국들과 싸움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질 수 없었고, 죽기 싫었을 것이다. 기적과 창조는 여기서 싹 튼다. 박근혜 정부가 신성장 동력을 얻기 원한다면 떡 하나 더 주기 보다는 조금씩 선진 경쟁사들과 싸움에 익숙해지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