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가치 증대화

빌딩은 '관리'가 아니라 '경영'이다

LBA 효성공인 2014. 7. 11. 17:13

    

빌딩은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경영’하는 것이다

 

작성자: 정호진

빌딩을 매입했다면, 본격적인 투자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감정평가업계에 따르면, 중소형 신축빌딩의 수명을 50~55년으로 보는데, 이는 빌딩 매입 후, 짧게는 수 년에서 길게는 수십 년 동안 운영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기간의 총 임대수입은 최초 매입가의 몇 배가 되기도 하지만, 반대로 유지보수를 위한 비용이 최초 매입가보다 큰 경우도 있다. 따라서 전략적으로 빌딩을 잘만 운용한다면, 소득수익을 극대화시키는 한편, 매각가치를 향상시켜 높은 자본차익을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단순 유지보수 관리, 자산가치 하락의 시작


‘돈은 버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관리가 중요하다는 의미인데 많은 경우 빌딩소유주들은 경비원과 시설관리원과 미화원 등의 인력만 뽑아서 최소한의 유지관리만 하려고 한다. 빌딩을 매입하여 단순 자산관리를 하는 경우를 보면, 공실과 임대료 연체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나면 추가로 임대료 연체 독촉, 계약서 분쟁, 명도, 합의 등의 마찰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의 안전과 임대환경의 개선은 중요한 업무이지만 소홀하기 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 발생 후, 뒤늦게 해결책을 찾으려는 소유주가 대부분이다. 임대마케팅의 경우에도 철저한 시장조사를 통한 적정 임대가와 임차인 구성 계획도 없이 현수막과 인근 중개업소에만 의존하다 보면 장기 공실의 위험도 발생하게 된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현상에서부터 임대수입 및 자산가치 하락과 손실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단순 자산관리로 인한 매각실패 사례로 최근 서울 서초동 소재 K씨가 소유한 빌딩의 경우, 감정가는 약 110억 원, 시세는 140억 원이며, 희망 매각가격은 130억 원이다. 공실이 일부 있으며, 1층이 근생시설이 아닌 업무용으로 임대되고 있어서 인근 1층 임대료의 절반 수준이고, 상층부 임대료도 인근보다 낮기는 마찬가지였다.


현재 임차인들 또한 연체가 발생되고 있다. 실제 답사를 하니, 준공된 지 10여 년 정도된 빌딩이 한 20년은 되어 보였고 주차, 경비, 미화관리도 부실하였다. 따라서 낮은 임대료 수익을 기준으로 연 수익률 5%를 맞추다 보니 빌딩가격이 110억 원에도 못 미쳤고 130억 원으로는 매각이 어렵다는 결론이 나왔다. 결국 110억 원이라는 헐값에 매매가 이루어졌다.


‘빌딩경영’을 통한 투자목표의 실현


이러한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임차인 관계관리, 회계, 매각 및 임대마케팅 전략과 같은 ‘빌딩경영’ 전략이 필요하다. 즉, 문제발생 후에 임시방편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관리가 아니라, 문제가 발생되기 전에 임차인과의 지속적인 관계관리를 통해 분쟁을 예방하고 지속적인 가치향상 관리를 위해 임대시장을 조사하여 적정임대료 수준을 유지 및 선도하는 사전관리 방안이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방안으로 빌딩이 경영되었다면 시세 140억원에 매각하여 30억원의 손실을 보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이것이 ‘빌딩경영’의 효과이다. 즉, 단순 유지관리만으로는 매각기간의 장기화와 가격협상에 대한 어려움을 벗어나기 힘들며, 빌딩경영적 측면에서 순이익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가치향상 전략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빌딩경영은 빌딩의 경비, 미화, 설비관리 등의 일상적인 유지관리뿐만 아니라,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가치향상 계획과 임차인과의 지속적인 관계관리를 통한 잠재 리스크관리 그리고 임대공간의 구성, 우량임차인의 유치, 빌딩 사용자에 대한 서비스관리 및 세무, 법무 등을 포함한 종합적인 관리를 의미한다.


또한 빌딩의 각종 분쟁이 발생 후 관리하는 사후관리가 아니라, 잠재된 문제가 발생되기 전에 예방하는데 중점을 둔 전략적인 사전관리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빌딩경영은 빌딩과 관련된 광범위한 부분이 전략적으로 다뤄지고 있으며, 투자자의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중요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빌딩경영’이란 무엇인가


우리나라의 시설관리 역사는 1960년대 이후 빌딩성장과 함께하고 있으나, 운영관리와 잠재리스크 관리는 1997년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경기침체로 인해, 공실, 연체, 명도, 그리고 적정 임대가격의 적용, 매각으로 인한 시세차익 등의 쟁점이 대두되면서 생겨나기 시작하였다.


다시 말해, 빌딩경영 개념의 역사는 15년도 채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리고 2000년대 들어서야 외국계 투자자들이 국내 빌딩을 대거 구입하면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빌딩경영 시스템이 도입되기 시작하였다. 현재는 빌딩운영, 빌딩자산관리 등 유사한 용어들이 나오고 있지만, ‘빌딩경영’이 포괄적인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빌딩경영은 소유주가 스스로 빌딩 가치향상까지 실행할 수 있는 전문가 수준이라면 직접 실행하는 것이 가장 좋다. 그러나 만약 인적∙시간적 비용이나 위험관리 측면에서 부담을 느껴 전문업체에 위탁하려 하려 한다면, 위탁범위와 수수료를 따져봐야 한다.


일반적으로는 시설관리 위탁수수료는 실제 빌딩에 투입된 인력의 인건비와 기업이윤(5%수준)이 더해진 수준이며, 운영관리는 연면적 1,000㎡를 기준으로 월 50~100만원 내외가 일반적이다. 이때 운영관리는 단순행정관리 업무와 임차인관리 업무가 사후관리인 점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임차인에 대한 대응만 하는 것인지, 경영적 차원에서 잠재리스크에 대한 관리와 가치향상관리를 하는 것인지 잘 파악해야 한다.


또한 중소형 빌딩은 전반적인 업무를 일괄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전문업체에 위탁하는 것이 효율적인데, 빌딩경영 위탁업체의 선정 시에는 외형이나 실적만으로 평가하기 보다는 어떤 계획과 얼마만큼의 관심으로 위탁경영을 해줄 수 있는가가 더 중요한 기준이 된다.


과거에는 빌딩매물이 귀했던 좋은 시절도 있었지만, 현실은 빌딩이 더 이상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수 없다.

또한 빌딩도 중소기업이나 마찬가지다. 전략도 전문가도 없이 단순관리 수준으로 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 지금과 같이 많은 잠재리스크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빌딩을 전략적으로 관리하지 못한다면 ‘빌딩 푸어’가 될 수 있을 정도로 빌딩시장은 변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