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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전문가와 윤리문제

LBA 효성공인 2014. 6. 26. 17:58

 

박원갑의 마켓리서치

부동산은 변화무쌍하게 움직이는 생물체와 같습니다. 부동산 시장을 체계적이면서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통해 멀리 내다볼 수 있는 투자 신호등이 되고자 합니다. 객관성, 공정성, 그리고 도덕성. 이 3가지 철학을 바탕으로 아직 어려운 영역인 진정한 부동산 애널리스트를 추구합니다.

그들은 ‘집비어천가’를 부를까

외국인에게 한국은 태권도의 나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래서 외국인들은 건장한 한국인 남성을 보면 태권도 유단자인줄 줄 알고 긴장한다고 한다. 우리가 키 큰 중국인 남성을 만나면 쿵후 유단자를 떠올리는 것과 유사하다. 마찬가지로 서울 사람들은 시골에서 상경한 대학생을 보고 농사꾼 자식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시골에서도 농사를 짓기보다 의사이거나 공무원인 부모들도 부지기수다. 그런데도 우리는 고정관념이라는 인식의 틀로 사람을 판단한다. 고정관념이 형성되면 객관적인 정보마저도 고정관념을 지지해주는 쪽으로 정보가 각색 처리된다. 기존의 생각을 더욱 공고히 하는 자기합리화다.

일반적으로 부동산 전문가도 고정관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증권사의 주식 애널리스트만큼 사회적 대접을 받지 못한다. 일부 사람들은 부동산 전문가들이 집값 오르기를 인디안 기우제 지내듯 기도하고 다주택자를 위한 집비어천가를 부른다고 생각한다. 내년에는 집값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는 전문가들에게 투기수요를 부추긴다고 비난한다. 그러면서 집을 몇 채 사놓은 게 아니냐며 의심의 눈초리를 감추지 않는다. 하지만 부동산 전문가로 활동하는 사람 중 부자를 본 적 없으니 아이러니컬하다. 주식 애널리스트로 부자가 된 사람이 별로 없듯이 말이다. 어느 날 집값이 하락한다고 하면 전망이 오락가락한다고 힐난한다. 어떤 사람들은 변심했다고 비꼰다. 한 방향만 줄기차게 이야기해야지, 회색지대에 머무르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부동산 전문가=집값 상승론자라는 인식의 틀이 흔들리기 때문일 것이다.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을 보는 시각도 이중적이다. 수도권에 작은 아파트에 산다고 하면 부동산 고수 맞아?”라는 자질에 의심이 간다는 표정을 짓는다. 하지만 강남 아파트에 산다면 투기로 돈벌어 샀을 거야라고 지레짐작을 한다.

 

그리고 일부 사람들은 부동산 전문가 몇 명이 집값을 올리고 내린다는 착각을 한다. 이런 이상한인식은 아마도 주식처럼 정보를 걸러줄 수 있는 별다른 여과장치나 투자가치의 적정성을 판단할 기관투자자들이 없다보니 생겨난 것 같다. 하지만 시장이 어느 전문가 말 한마디에 춤출 만큼 허약한 존재는 아니다. 시장은 부동산 전문가보다 훨씬 똑똑한 수백만명이 모여서 만드는 집단 지성의 힘을 발휘한다. 그 가운데에서는 미국 하버드대학 박사도 있고, 세상을 멀리 보는 혜안을 가진 선지자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아직도 부동산 전문가들에 대한 왜곡된 시선이 사라지지 않는다. 과거 일부 전문가들의 일탈 행위에다 막연한 선입견 등으로 이런 인식들이 형성됐을 것이다. 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도 사회적 편향을 비껴가지 못한다. 부동산학과 교수는 투기를 가르치는 학자라는 멍에를 벗지 못한다. 부동산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달라지지 않는 한 연구 실적이 뛰어나도 학자로서 존경을 받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부동산 업계가 사회적으로 제대로 대접받으려면 확 달라져야 한다. 일반인들의 왜곡된 시선을 탓할 게 아니다. 부동산 업계가 일부 자초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것은 윤리혁명이다. 매입-보유-매도 단계 세금이나 절차 등 모든 과정이 클린하지 않고서는 부동산은 음습한 밀실 비즈니스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이런 데도 아직까지 국내 부동산학과에 이렇다할 직업윤리 과목이 개설되지 않은 것은 심히 유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