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크기가 커지면 커질수록 친구들 사이에서 부러움도 커졌고 마음 한편도 뿌듯했다. 아내와 상의해 50평짜리 집을 마련했을 때는 자식 부부가 오면 하루라도 잘 방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나중에 집을 팔아 작은 집으로 옮긴 후 여윳돈으로 노후 생활도 꿈꿨다. 하지만 자식 부부는 자고 가는 일이 없었으며 작은 집으로 옮기고자 내놓은 집은 지금껏 팔리지 않고 있다. "양도세 혜택 기준이 애초에 `9억원 이하`로 정해진다고 했을 때 팔리겠거니 했는데 이제는 완전히 막혀버렸어요." 4ㆍ1 부동산대책이 주택시장을 빠르게 양분하고 있다. 중소형 쏠림 현상이 너무 심하다. 중대형 미분양은 커녕 기존 주택도 전혀 팔리지 않는다. 자칫 시장 왜곡이 우려될 정도다. 시장은 양도세ㆍ취득세 혜택 기준에 따라 6억원 이하 중소형 아파트가 대세로 자리 잡았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도 전용면적 85㎡ 이하 아파트만 오르고 가격 회복세는 소형 아파트들이 주도하고 있다. 중대형이 혜택에서 빠진 것은 그래도 살 만한 사람들이라는 인식 때문인데 이것이 가진 것이라곤 집 한 채뿐인 베이비부머들의 `출구`를 봉쇄한 셈이 됐다. 최근 한국금융연구원은 712만명으로 추산되는 베이비부머들의 은퇴가 본격화하면 생계비 조달을 위해 가장 먼저 부동산을 매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대형 아파트들이 시장에 쏟아져 나올 날이 머지않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 수요를 받쳐줄 에코세대(25~34세) 생각은 다르다. 주택산업연구원이 베이비부머 자식 세대인 에코세대 주택 수요를 조사했더니 전용 60~85㎡ 이하 중소형(45%)을 가장 선호했다. `베이비부머의 출구전략`과 `에코세대의 진입전략`의 미스매치다. 정부가 `쪼개기 재건축`이든 `부분임대 활성화`든 중대형 아파트 출구전략을 서두르지 않으면 시장 왜곡은 더욱 심해질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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