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소속 국선전담변호사들은 2000년대 중반부터 6명 단위로 공동사무소를 꾸리다가 지금은 40여명의 국선전담변호사가 모두 한 사무소를 사용하면서 전문성 확보와 비용절감 등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서울회생법원(법원장 이경춘)은 3일 개인파산관재인을 대상으로 공동 사무소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생법원 소속 37명의 개인파산관재인 중 34명이 공동사무소 개설을 할 의향이 있다고 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파산관재인들은 국선전담변호사의 초기 모습처럼 5~6명씩 팀을 이뤄 현재 운영하고 있는 개인사무소를 정리하고 공동사무소 개설을 준비 중이다. 개인파산관재인들의 공동사무소에는 국선전담변호사 공동사무소처럼 운영비용이 지원되는 것은 아니지만, 법원은 공동사무소에 근무하는 개인파산관재인들에게 사건 배당을 25%가량 늘려줄 계획이다. 사건 수임이 늘어나기 때문에 그에 따른 수입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개인사무소에 비해 인건비와 임대료 등의 부담도 줄어들기 때문에 공동사무소에 참여하면 개인파산관재인들에게도 비용 측면에서도 이익이 될 전망이다.
개인파산사건 관련 법률서비스의 질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개인파산관재인들이 각자 자신의 개별사무소에서 일할 때에는 배당받은 사건만 처리할 뿐 개인파산관재인들끼리 서로 마주칠 일이 없어 정보 공유나 노하우 전수가 어렵다. 그러나 5~6명이 공동으로 사무소를 사용하면 서로의 노하우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전문성이 높아질 것으로 법원은 기대하고 있다. 또 채무자와 상담을 할 때도 기존 1대 1 방식이던 상담방식이 다른 파산관재인이 사무소에 있는 가운데 이뤄져 파산관재인 상호간 견제를 통해 조사의 투명성을 한층 더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공정성과 투명성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회생법원 관계자는 "아직은 중간과도기의 모습이지만, 앞으로 국선전담변호사처럼 예산을 지원하고 개인파산관재인이 한 자리에서 업무를 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비전도 구상 중"이라며 "개인파산관재인의 공동사무소 운영을 계기로 국민들이 우리 도산제도를 더욱 신뢰할 수 있고, 또 서민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