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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빌딩·마트… 해외부동산에도 투자 부동산공모펀드 완판행진 인기몰이

LBA 효성공인 2017. 8. 15. 19:06

오피스빌딩·마트… 해외부동산에도 투자 부동산공모펀드 완판행진 인기몰이

                

공모형 부동산펀드 시장이 다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최근 출시되는 펀드들마다 줄줄이 ‘완판’ 행진이다. 연간 6~7%대 수익을 안정적으로 올릴 수 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저금리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이 상품 판매 첫날부터 일제히 몰려든 덕분이다.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공모형 부동산펀드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후속 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여러 증권사와 자산운용들이 국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상품 발굴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하반기에도 자산 규모가 크지 않고 정보 접근성이 뛰어난 국내 부동산 위주 펀드들이 다수 출시될 전망이다. 점차 국내에서 해외로, 빌딩에서 대형마트 물류센터 등으로 지역과 자산이 다양해질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관측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자칫 상투를 잡을 수 있다”며 임차 계약 및 입지조건 등을 꼼꼼히 따져 보고 투자할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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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수요에 조기마감 펀드 속출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경PSG자산운용이 지난 6월 29일 설정한 공모형 부동산펀드 ‘유경공모부동산투자신탁제1호’는 판매를 시작한 단 하루 만에 모집금액 800억원어치가 모조리 판매됐다. 애초 대신증권·동부증권·신한금융투자·우리은행·IBK투자증권·KB증권 등에서 계속 판매할 예정이었으나, 기대 이상으로 큰 호응을 얻자 상품 판매를 조기 마감해 버린 것이다.

이 펀드의 투자 대상은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하이트진로 사옥이다. 만기는 3년이며 3개월마다 배당을 받을 수 있다. 하이트진로가 건물을 사용하는 향후 15년간 임대료가 매년 2.5%씩 오르는 조건이어서 연간 목표수익률도 7% 수준에 이른다.

이보다 앞서 판매를 시작한 이지스자산운용의 공모형 부동산펀드 ‘이지스코어리테일부동산투자신탁126호’도 조기 완판됐다. 이 펀드는 3년 만기 폐쇄형으로 홈플러스 전주 효자점에 투자 대상으로 하고 있다. 판매는 지난 7월 13일부터 KB국민은행 KB증권 한화투자증권 등에서 총 667억원 규모로 이뤄졌다. 연간 6%가량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소식에 투자자들이 몰리며 첫날 판매가 마감됐다. 이 상품의 경우 대기 수요까지 더하면 판매 기간 동안 몰린 금액은 애초 제시한 모집금액의 두 배를 넘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최소 가입 금액이 500만~1000만원 선인데도 매년 안정적으로 시장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판단에 많은 투자자들이 공모형 부동산펀드에 가입하고 있다”며 “기존 공모형 부동산펀드의 투자 기간이 5~7년 정도로 길었던 것과 달리 이번에 나온 상품들은 3년 정도로 짧다는 점에서 더 큰 호응을 이끌어낸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상품도 흥행에 성공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7월 10일까지 판매할 예정이었던 ‘미래에셋맵스미국부동산공모펀드11호’도 모집금액 1470억원이 조기 모집되면서 완판에 성공했다. 이 펀드는 북미 최대 손해보험사인 스테이트팜의 애틀랜타 신사옥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만기는 7년 6개월이며, 추후 매각 차익을 감안한 연간 예상 수익률은 6% 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열기를 반영하듯 올해 상반기 부동산펀드 시장 규모는 사상 최대치로 성장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부동산펀드에는 공모와 사모를 모두 포함해 총 6조8000억원이 순유입됐다. 이에 부동산 펀드 설정액은 지난해 말보다 15% 증가한 52조5000억원으로 불어났다. 운용 손익을 감안한 순자산도 급증했다. 6월 말 기준 부동산펀드 순자산은 54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말(47조2000억원)보다 16% 증가했다. 사상 최대 규모다.

설정액과 순자산이 모두 빠르게 늘면서 부동산 펀드가 국내 주식형 펀드를 뛰어넘는 현상이 나타났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의 설정액은 55조9000억원에서 51조700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순자산은 52조4000억원에서 53조6000억원으로 소폭 늘었지만 역시 부동산 펀드에 밀렸다. 이환태 금융투자협회 집합투자서비스본부 부장은 “공모 실물 펀드 규모가 커지고 있고 저금리 기조 속에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는 실물펀드에 대한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진 영향”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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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개인’ 저변 확대 수익률 ‘대박’ 선례도

공모형 부동산펀드는 최근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다. 저금리 시대를 맞아 대표적인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떠오른 영향이 컸다. 코스피가 최근 들어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지만 지난 수년간 박스권에 갇혀 있었고, 계속되는 저금리 탓에 채권 투자로는 만족할 만한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지면서 그 대안으로 상업용 부동산이 각광을 받은 것이다.

그동안 상업용 부동산 투자는 기관투자가들의 전유물이나 다름없었다. 기관투자가들은 사모형 부동산펀드를 조성해 수천억원대에 이르는 대형 빌딩을 매입하며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왔다. 특히 대기업이 장기 입주해 있는 서울 도심 한복판의 빌딩은 위험 대비 수익성이 좋아 투자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게다가 부동산 가격이 꾸준히 오르면서 막대한 매각 차익까지 챙길 수 있었다.

공모형 부동산펀드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이 같은 상업용 부동산에 개인투자자들이 투자할 수 있게 됐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지금 같은 시장 상황에서 상업용 부동산은 개인투자자들이 투자하기 가장 적합한 상품이라는 평가와 최근 몇 년 새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올라 기관투자가들의 투자 수요가 줄어들자 개인투자자로 마케팅 대상을 바꾼 것 아니냐는 지적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공모형 부동산펀드를 놓고 ‘좋은 자산이라면 기관투자가들이 진작에 투자했을 텐데, 굳이 개인투자자들에게 판매할 것까지 있느냐’는 얘기가 나오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투자 손실에 민감한 개인투자자에게 상품을 판매하려면 그만큼 더 우량한 자산을 찾아야 하기 때문에 공모형 부동산펀드를 무조건 나쁘게만 볼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공모형 부동산펀드가 시장에 알려진 때는 지난 2010년이다. 당시 하나자산운용은 서울 여의도 하나대투증권(현 하나금융투자) 사옥에 투자하는 공모형 부동산펀드를 내놓았다. 자산가 고객을 중심으로 가입 행렬이 이어졌다. 이때만 해도 공모형 부동산펀드는 생소한 상품이었다. 그럼에도 촉이 뛰어난 자산가들은 하나대투증권이라는 우량 임차인이 장기 입주한다는 점을 주목했다.

이 상품이 ‘대박’을 터트리면서 공모형 부동산펀드는 유망 상품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하나자산운용은 2015년 이 건물을 코람코자산신탁에 4000억원에 팔았다. 앞서 2870억원에 매입한 점을 고려하면 매각 차익은 무려 1000억원 이상에 달했다. 펀드 가입자들은 배당수익(연평균 7%대)에 매각 차익까지 더해 93%의 누적 투자수익률 기록했다. 5년 만에 투자원금의 두 배를 번 것이다.

국내 한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코람코자산신탁이 하나대투증권 사옥을 인수하면서 일부 자금을 개인투자자로부터 모집했는데, 기존 공모형 부동산펀드에 투자했던 투자자 상당수가 재투자한 것으로 안다”며 “초기에 나온 상품이 큰 수익을 거두면서 공모형 부동산펀드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이 달라지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해외 빌딩에 투자하는 공모형 부동산펀드가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2012년이다.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미래에셋맵스 프런티어 브라질 월지급식 부동산 투자신탁1호’를 출시한 것이다. 이 펀드는 브라질 랜드마크 빌딩인 ‘호세베라타워’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지역을 대표하는 건물이라는 점이 입소문을 타면서 모집금액 800억원어치는 조기 ‘완판’됐다.



▶국내서 해외로, 빌딩서 마트로 ‘상품 다변화’

공모형 부동산펀드 시장은 점차 다변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올 하반기부터는 해외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하는 상품이 대거 등장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국내에서 우량 매물을 찾기가 점차 어려워지면서 다양한 매물을 찾을 수 있는 해외에서 상품을 발굴하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삼성증권은 최근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과 벨기에 브뤼셀의 ‘스타라이트’ 빌딩을 인수하기로 했다. 전체 매입금액은 3억8000만유로(약 494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증권은 이 중 약 1800억원을 수익증권 형태로 투자하고 나머지는 현지 금융권 대출로 충당할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일부 자금을 공모형 부동산펀드로 조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과 2014년에 순차적으로 준공된 스타라이트 빌딩은 브뤼셀 북부에 소재한 대형 빌딩이다. 연면적 7만7000㎡에 지하 2층~지상 14층짜리 2개 동으로 구성돼 있다. 다국적 에너지 기업 엔지의 자회사 ‘일렉트라벨’이 본사로 사용 중이다. 신용등급이 높은 글로벌 기업이 건물 전체를 장기 임차하고 있어 안정적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해외 부동산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한국투자증권도 해외 공모형 부동산펀드 준비에 한창이다. 지난 3월 한국투자증권은 삼성증권·하나자산운용과 함께 공모형 부동산펀드를 조성해 미국 워싱턴DC의 미국항공우주국(NASA) 본사 빌딩을 4600억원에 인수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후 지점 고객에게 펀드 판매를 시작했고, 1시간 만에 모집금액 900억원을 전부 팔아 치웠다.

국내에서 해외로 지역이 넓어질 뿐만 아니라 투자 대상도 다양해질 전망이다. 공모형 부동산펀드를 찾는 투자 수요가 늘면서 빌딩에서 대형마트 등으로 자산이 다변화될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특히 최근 들어 사모형 부동산펀드가 보유해온 전국 각지의 대형마트가 잇달아 매물로 나오고 있어 그 과정에서 공모형 부동산펀드가 등장할 가능성도 상당히 높은 상황이다. 현재 매각을 진행 중인 대형마트는 총 10곳으로 매물 규모는 약 9000억원에 달한다.

유덕현 이지스자산운용 이사는 “초기에는 개인투자자들에게 익숙한 자산 위주로 상품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 보니 주요 지역의 대기업이 책임임대차계약(마스터리스)을 맺은 빌딩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앞으로는 대형마트나 쇼핑몰 등 준마스터리스 형태의 자산, 나아가 복수임차인(멀티테넌트)으로 구성된 자산 등으로 투자 대상이 다양해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매각 리스크’와 ‘환 리스크’는 꼼꼼히 점검해야

그러나 전문가들은 “여전히 부동산펀드의 위험성은 높다”고 경고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매각 리스크’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매각 리스크는 향후 펀드 만기 때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거나 갑작스러운 공실 발생 등의 이유로 매각이 제때 이뤄지지 않아 발생하는 손실을 말한다. 이 경우 투자자들은 원금을 예정보다 늦게 돌려받거나 손실을 볼 수 있다. 대다수 펀드 만기가 통상 5년 이상으로 길기 때문에 이 매각 리스크가 어느 정도인지를 쉽게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올 들어 국내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는데, 문제는 공실률도 같이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부동산이 지닌 본연의 가치와 무관하게 공급에 비해 수요가 많아져 생긴 현상이어서 그만큼 가격 고평가에 대한 우려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자칫 상투를 잡을 수 있으니 임차인이나 입지조건 등을 잘 살펴보고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해외 부동산 펀드의 경우 환율 변동에 노출된다는 점에서 ‘환 리스크’도 유의해야 한다. 최근 출시된 해외 부동산펀드들은 비용이나 수익률을 이유로 환헤지를 하지 않거나 원금의 일부만 헤지하고 있어 환 위험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지는 않다. 한 증권업계 전문가는 “해외 부동산펀드가 임대료 등의 거래가 현지통화로 이뤄지는 만큼 환헤지를 하지 않은 경우 달러화 가치가 떨어질 때 큰 손실을 볼 수 있어 이 부분도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김효혜 송광섭 매일경제 증권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