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길

우리나라도 이제 홈인스펙션(주택검사) 제도의 도입을 기대하며...
예전에 같이 근무하시다가 캐나다 이민 가신 변국일 선배님 관련 옛날 기사이지만..BC주 "주택구입 전 검사는 기본입니다"


집 검사시, 구매 희망자 직접 입회 중요


아직도 부동산 경기가 뜨겁다. 주위에서는 새로 집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주택 가격은 아직도 강세다. 그러나 다른 곳 보다 조금 싸다고 덜컥 집을 구입한 사람 중에는 이사 후 발견된 문제 때문에 집수리에 많은 시간과 돈을 쏟아 부어야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한국과 달리 캐나다에는 주택 구매자가 집을 사기전 철저히 집안을 검사하고 하자가 없는지 살피는 것이 당연한 절차로 굳어져 있으며, 특히 신규 이민자의 경우 집을 구매하기 전 이러한 검사 절차를 숙지해야 나중에 후회하지 않는다.


이렇게 주택 구매자를 위해 전문적으로 집을 검사하는 사람이 바로 홈 인스펙터(Home Inspector)이다. 전문직으로 30년 정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홈 인스펙터는 부동산 중개인과는 별개이며 자격을 갖추고 시험에 통과해야 협회(CAHPI)에 등록된 후 활동할 수 있다. 홈 인스펙터는 보통 주택 구매자가 고용해 최종 계약서에 사인을 하기 전 구매할 주택에 대한 철저한 검사를 시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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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한인 홈 인스펙터의 활동이 거의 없었던 밴쿠버 지역에 새롭게 자격을 취득하고 일을 시작한 변국일씨는 "한인 인스펙터로서 한인들이 믿고 신뢰할 수 있도록 한번 검사한 집에 대해서는 사후처리까지 책임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건축을 전공한 변씨는 이민 온 지 얼마 안 돼 본인의 집을 구입하면서 캐네디언 홈인스펙터와 인연을 맺은 후 1년 정도 동행하며 140 여 채 정도를 실제로 보며 실무 경험을 쌓고 인스펙터가 되었다.


변씨에 따르면 주택 검사는 구조, 전기, 배관, 난방, 지하, 부엌, 인테리어, 외장 등 8가지 분야에 걸쳐 조사하게 되면 일반적으로 3시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한다.


홈 인스펙터는 일반 구매자가 확인 할 수 없는 외벽의 누수, 구조적 안정성, 지붕검사, 보일러 검사, 지하실 누수 등을 검사하고, 검사 후 주택 구매자에게 객관적인 설명과 주의사항을 전달할 의무가 있다.


이 때문에 주택 검사 시 구매자가 입회해야 집안의 문제점을 즉시 파악할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 수리비용 등을 고려해 최종 계약에 임할 수 있다.


변씨는 "큰돈을 투자해 집을 사면서 몇 백 달러를 아끼려고 검사를 하지 않았다가 나중에 구조적 문제가 발견되면 엄청난 비용이 들어갈 수 있다"고 전했다.


집을 구입할 때 주의점으로 처음 집을 보러 현관을 들어갔을 때 퀴퀴한 냄새가 나는 집은 물이 새는 경우가 많으며, 외벽이 변색된 집은 방수기능이 제대로 안 돼 있을 가능성이 많다고 한다. 특히 지붕이 괜찮은지 보려면 천장과 다락을 잘 보고 물이 샌 자국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종이 한 장 달랑 주는 다른 인스펙터와는 달리 변씨는 주택 검사가 끝난 후 300 여 페이지에 이르는 검사 리포트를 구매자에게 전달해 주는데, 그 리포트 안에는 주택의 각 검사 분야에 따라 세분화된 체크리스트와 집안에서 자주 발생하는 문제 및 수리방법 등이 자세하게 나와있어 매우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변씨는 주택을 구매한 후에도 꾸준히 관리를 잘 해야 집이 오래 간다며, 특히 비가 많이 오는 밴쿠버에서는 지붕에서 빗물을 잘 배출할 수 있도록 홈통과 수로를 자주 청소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또한 마당 정원과 붙은 외벽에 흙이 많이 쌓이면 나무 벽이 썩거나 개미가 꼬일 우려가 있으므로 정원을 관리할 때 흙이 콘크리트 지반위로 올라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변씨는 "새집을 사지 않는 한 작은 문제들은 항상 있기 마련"이라며 밴쿠버는 보통 집의 수명이 90~100년 정도이기 때문에 관리만 잘하면 오래된 집도 잘 쓸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