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삼대 요소는 가치, 추세, 반응인데...투자에 인공지능이 필수인가?
답은 반반이다. 인생 만사에 인공지능이 필수가 되는 시대인만큼 로보어드바이저에도 자연히 적용되어야 할 것이고, 아마 자산운용의 굉장히 다양한 범주에서 기술적 난제를 해결하는데 포괄적으로 사용될 것이다. 마치 컴퓨...터가 유통업에 필수인가 하면, 모든 의미에서 그렇다고 하는 것과 비슷하다. 길을 찾는데도 쓰이고, 재고관리에도 쓰이고, 재무회계에도 인사관리에도 쓰이듯이.
이런 얘기를 하는 이유는 로보어드바이저의 핵심 목적이 무엇인가를 되새겨 보기 위해서이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소위 ◆재무설계사, ◆금융 영업인, 그리고 ◆포트폴리오 매니저의 세가지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기 위해서 존재한다. 그 최대 의의는 저렴하고 편리한 자동화가 아닐까 한다.
그러니
§재무설계사가 제무를 설계하는 기능도 인공지능의 힘을 빌릴 수 있고,
§영업인이 고객을 찾거나 고객이 좋아할 만한 상품을 추천하는데에도 쓰일 것이며,
§포트폴리오 매니저가
1) 팩터를 소팅하고 상품을 분석하는 데에도,
2)매매를 체결하는 데에도,
3)시장 상황을 모니터링 하는데에도,
4)수천개의 계좌를 동시에 관리하는 데에도,
5)입출금을 관리하는 데에도,
6)뉴스를 읽는 데에도 쓰일 것이다.
그러니 엄청난 인공지능이 이렇게 다양한 범주를 무작정 다 포괄적으로 해낼 것이란 기대는 그 인공지능에 대한 평가나 냉정한 관찰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투자만을 한정 지어 본다면,
투자 수익의 근원은 크게 세가지라고 생각한다.
첫째는 가격과 가치의 차이를 분석하는 기본적 투자, 혹은 가치 투자, 혹은 저렴하게 사는 것, 혹은 깊게 분석하는 것. 다 같은 목적을 둔 같은 기법이다.
이는 벤 그레이엄과 그의 제자 워런 버핏이 확고하게 증명한 가치투자의 세계에서 가장 도드라지는 관점이지만 사실 만사 비싸게 사면 돈을 못 버는 것이 진리이다. 부동산 등 우리에게 익숙한 자산들을 대입해서 생각해보면 쉽다.
둘째는 양질의 추이가 발생했을 때 사는, 소위 추세 투자. 우리 주주 중에도 '추세는 달까지 간다'는 전략 하나로 매년 수십억을 번 업계를 대표하는 트레이더 형님이 계시다.
나의 트레이딩도 이 형님께 영향을 많이 받았었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무엇인가 하는 질문에서, '추이가 발생 안하는 구간은 있어도, 영원히 추이가 발생 안할 수는 없다'는 것이 진리라고 생각한다.
그럼 추이는 왜 발생하는가 하면, 추이가 발생하지 않는 구간에 대한 익숙함 때문에 세상의 변화에 대한 기득권들의 반발이 존재하고, 그것이 무너지는 과정이 추이, 혹은 추세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원래 추세를 좋아한다. 강남 부동산의 추세를 사람들이 사랑하듯, 추세가 나지 않은 상품을 좋아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다만 너무 늦게 들어가서 문제이지. 그래서 다시 가치투자가 의미가 생기는 것이다.
워런 버핏은 '예전엔 후진 회사라도 아주 싸게 사는 것을 좋아했는데, 요새는 훌륭한 회사를 적당히 싸게 사는 게 훨씬 좋은 투자라는 것을 깨달았다'는 말을 한 적도 있다. 훌륭한 회사라는 것 자체가 기업의 질 차원에서의 추세가 발생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가장 독보적인 경우는 리처드 데니스의 터틀 트레이딩이다. 오직 추세만으로 한 시대를 풍미한 헷지펀드의 기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아예 투자 상품의 내용이나 뉴스를 전혀 보지 않았다고도 한다. 오직 추세의 유무를 on/off 스위치처럼 매매하는 것이다.
추세 추종은 기술적 분석 중에 일부이긴 하지만, 기술적 분석의 대표적인 예이기도 하다. 양질의 추이라는 그림을 읽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정리해본다.
셋째는 시장의 '반응'이다. 추세추종 매매의 거물 중 하나인 마이클 마커스는 이런 프레임웍을 제시했었다 - '펀더멘탈을 이해하고, 기술적으로 그림이 그려지는 것을 확인한 후에, 뉴스에 반응하는 모습까지를 확인하면 좋은 투자이다.
이것을 알면서도 매번 잘 못 지키곤 했는데 결국은 이것이 가장 중요한 점이다.' 펀더멘탈이 매우 좋아지고 있는 자산군이 가격까지 돌파추세를 보이고 있는 중에 갑자기 나쁜 뉴스가 쏟아져도 오히려 가격이 그런 뉴스를 뚫고 올라가는 반응을 보이는 것이 가장 안전한 매매라는 것이다.
마이클 마커스는 추세추종 시스템 트레이딩의 달인 Ed Seykota 한테 리스크 관리를 배워 20년도 안되는 시기에 약 3천만원을 800억 원 이상으로 불려냈고 신진 헷지펀드 트레이더 시대를 열어제꼈다. 그의 수제자였던 Bruce Kovner 는 택시 운전사였는데, 현재 개인자산은 엄청난 기부활동 (주로 네오콘들한테 기부함 - 네오콘의 물질적 창시자라고 할 수 있음) 후에도 5조 원이 넘으니, 그냥 돈이나 좀 번 개미투자자들 레전설을 논하고 있는게 아니다.
시장의 반응은 요새는 HFT 초단타 트레이딩 시스템 등이 추구하는 유일한 현상이다. 그 짧은 시간에서 수익의 근원이 될 수 있는 것은 수급적인 꼬임 등 새로운 정보의 유입에 대한 속도전 밖에 없는데, 이러한 것들을 모두 '반응'에 대한 투자나 기법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개미들이 정보 매매를 하는 것도 전부 이런 반응에 대한 해석 혹은 오해를 가지고 매매하는 것이다.
정리하자면, 가치투자, 추세투자, 시장반응 매매 세가지가 모든 수익의 근원을 취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라고 요약할 수 있다.
그럼 인공지능의 쓰임새를 다시 검토해보자.
■가치투자에서는 대량의 재무제표 데이터를 분석하거나 재무제표 구조의 이질성, 밸류에이션의 군집 현상을 검토하는데 인공지능을 쓸 수도 있다. 쓸 수도 있지만 대체로 빅데이터 기술 정도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추세투자에서는 추세나 그림을 인식하는데에 인공지능을 쓸 수 있다. 어떤 류의 추세는 신뢰도가 높다던지 하는 것을 분류해내는데 사용하면 좋을 것 같다.
조금 더 복잡하게는 가치와 추세의 접점에서 어떤 류의 펀더멘탈을 담보한 추세가 효율이 높은지를 검토하면 될 것이다. 시장반응에 대한 인공지능은 데이터가 넘쳐나는 만큼 할 수 있는게 참 많긴 한데, 헷지펀드의 영역이지 일반 투자자의 영역은 아닌 것 같다.
결국 이해하기 쉽고 규정화된 언어로 풀면 value 와 momentum 만이 확실하게 검증된 factor 들이라는 소리다. 학계에서도 투박한 레벨이지만 이를 확증 하고 있다. 백테스트를 해보면 시장 수익률을 장기간 상회하는 규칙은 위의 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효율적 시장 가설의 대부이자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유진 파마가, 효율적 시장 가설을 부정하는 투자 근원이 이 둘 밖에 없다고 인정하는 것이니 보통 중요한 얘기가 아니다.
인공지능이라는 거대한 기술적 혁신을 가지고 가장 먼저 이뤄져야 하는 연구는 이런 value 와 momentum 의 다양한 교착점들을 대량의 데이터를 통해 확인하고 분류해내는 과정이고, 로보어드바이저의 궁극적인 사회기여도 이런 팩터들을 일반인의 자산관리에 전면으로 접목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겠다.
'투자 정보(금융상품)' 카테고리의 다른 글
<ETF기반 룰베이스 계량적 동적자산배분 실제운용 사례> (0) | 2016.09.29 |
---|---|
[머니+]부동산 P2P 대출 종류 & 투자법은 (0) | 2016.09.29 |
[기술적 분석] 번개가 잦으면 천둥을 친다 (0) | 2016.07.28 |
성공투자의 핵심 ---------------체크포인트 (0) | 2016.07.28 |
가치주의 재평가를 기다릴 시간입니다 (0) | 2016.07.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