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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할 의무 위반"

LBA 효성공인 2016. 2. 18. 14:12

[판결] 대리점서 보고 계약한 소파가 다른 디자인업체 제품이라면

물품 환불 책임은 판매한 대리점에 있다
대구지법 "제작업체 고지할 의무 위반"

이세현 기자 


소비자가 가구대리점에서 소파를 구입하면서 대리점 로고가 적혀 있는 매매계약서를 작성했고 판매자가 제품이 타 디자인업체 제작제품이라고 따로 알려주지도 않았다면, 제품에 대한 환불 책임은 소파를 판매한 대리점에게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A씨는 2013년 7월 대구의 한 가구대리점에서 260만원을 주고 소파를 구입했다. 그러나 A씨는 소파를 배송받은 다음날 매장에 전시된 것과 배송된 소파의 모양이 다르다며 환불을 요구했다. 대리점 측은 "소파는 대리점이 아닌 다른 디자인업체에서 제작한 것이기 때문에 그곳과 문제를 해결하라"고 답변했다. A씨는 대리점이 말한 디자인 업체에 교환이나 환불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하자 대리점을 상대로 소파대금을 환불해달라며 소송을 냈다.

대구지법 민사3부(재판장 김기현 부장판사)는 A씨가 "소파구입 비용 260만원을 돌려달라"며 가구대리점을 운영하는 B씨를 상대로 낸 소파대금 환불 청구소송(2014나306447)에서 "B씨는 A씨에게 200원을 돌려주라"며 B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A씨가 소파를 구입하며 작성한 매매계약서에는 '소파 제작 착수 이후에는 취소 및 반품을 할 수 없다'고 기재돼 있으나, 가구의 교환이나 환불을 일률적으로 허용하지 않을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는 고객에게 부당한 불리한 조항에 해당해 무효"라며 "A씨는 소파의 환불을 요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가 대리점에서 소파를 구입하면서 상단의 대리점 로고가 있는 매매계약서를 작성했고, 대리점 판매직원이 A씨에게 이 소파가 타 디자인업체에 제작을 의뢰해 판매하는 제품임을 알려준 적도 없어 A씨는 소파가 대리점이 제작한 제품인 것으로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B씨는 소파 제작업체를 고지할 의무를 위반했으므로 A씨에게 소파대금을 환불해줘야한다"고 밝혔다.

B씨는 "소파바닥과 측면에 디자인업체 라벨이 붙어있으므로 A씨도 소파가 디자인업체의 제품임을 알수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라벨이 붙어있었다는 것만으로 소파가 대리점 제품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부족하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계약이 해제되면 원상회복의무를 규정하는 민법 제548조 1항에 의해 이익 전부를 반환해야하기 때문에 소파는 구입한지 16개월이 지났다는 이유로 200원만을 인정한 1심판결은 부당하지만, B씨만이 항소했기 때문에 판결을 B씨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할 수 없으므로 피고의 항소만을 기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