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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날인된 계약서' 상대에게 보내지 않았어도

LBA 효성공인 2015. 8. 20. 20:46
[판결] '날인된 계약서' 상대에게 보내지 않았어도

이메일 등으로 합의땐 계약 체결로 봐야
중앙지법, 방송대금 4840만원 청구 EBS승소 판결

 

계약내용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이메일 등으로 최종 계약내용에 합의했다면 그 내용대로 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봐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계약의 성립요건인 청약과 승낙이 반드시 서면에 의해 이뤄질 필요가 없다는 취지다.

서울중앙지법 민사96단독 이규홍 부장판사는 한국교육방송공사(EBS)가 영상제작업체 A사 대표 김모씨를 상대로 "방송 계약대금 4840만원을 지급하라"며 낸 계약대금 청구소송(2014가단5285750)에서 12일 원고승소 판결했다.

이 부장판사는 판결문에서 "계약은 당사자의 합의로 성립하고, 합의에 이르는 청약과 승낙이 반드시 서면에 의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김씨와 공사 측 프로듀서가 카카오톡 등으로 방송 관련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을 종합해볼 때 김씨가 계약서에 날인한 후 공사 측에 다시 보내지 않았지만 양 당사자 사이에는 계약서와 같은 내용의 의사 합치가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7월 17일 한국교육방송에 같은 달 25일 강원도 망상해수욕장 특설무대에서 공개방송을 해달라며 행사금액 5000만원에 대행수수료 750만원을 제시하는 내용의 계약서 초안을 이메일로 보냈다. 공사 측은 계약서 초안을 검토한 뒤 계약금 4400만원(부가가치세 별도)에 대행수수료 항목을 제외하고 방송송출 일시를 2014년 8월 2일 12~13시로 명시하는 내용으로 수정한 계약서를 김씨에게 이메일로 보냈다. 이에 김씨는 "수정 계약서대로 진행해주세요"라고 이메일로 회신했다. 공사 측은 같은 달 23일 내부 결재절차를 진행한 다음 이튿날 법인도장이 날인된 계약서 2부를 김씨에게 보내고, 그중 1부는 김씨가 날인해 다시 송부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김씨는 이를 다시 보내지 않았고, 그 상황에서 공사 측은 계약서 내용대로 공개방송 녹화를 마친 후 8월 2일 예정대로 방송을 내보냈다. 공사 측은 김씨가 방송 후 돈을 주지 않자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