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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지 선택 기준

LBA 효성공인 2014. 3. 28. 17:07

달라지는 주거지 선택기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주거지에 대한 선택기준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금융위기 이전 주거선택의 주요 기준은 주택의 가격이었다. 이러한 배경에서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학군이나 교육여건, 주변의 대규모 복합시설 등이 주거선택에 큰 영향을 주었다.


그렇지만 금융위기 이후 주택가격이 정체 내지는 하락하면서 주거선택의 기준도 가격에서 교통, 일자리, 건강, 환경과 같은 주거지 근린의 생활여건으로 이동되었다. 직장이나 학교까지의 편리한 교통 여건이 가장 중요하게 선택의 기준이 되었고, 주거지 인근에 산책이나 운동, 명상이 가능한 자연환경이나 역사문화, 운동시설이 중요하게 되었다.

이처럼 주거기준이 바뀌면서 이제 주거지 주변에 이러한 도보길이나 친환경적 여건의 보전과 활용은 도시 개발의 기준점을 제시하고 있다. 대규모개발과 철거와 같은 기존 개발방식에서는 골목길, 자연 환경, 역사문화시설의 보전을 통해 새로운 주거환경을 만든다는 관점이 없었다. 이제 새로운 주거 기준의 등장은 전국적으로 보면 제주 올레길, 지자체의 각종 도보길 등 걷기열풍에서도 반영되고 있다.

특히 부산의 감천문화마을 조성이나 이바구길, 갈매길 개발 등은 기성 도시 주거지역에 새로운 개발방식을 결합한 대표적 사례들이다. 이러한 새로운 도시개발 방식은 기존 시가지나 골목길, 자연역사문화지구를 보전하여 관광지화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개발을 통해 주민들에게는 문화 및 여가를 즐기면서, 일자리도 제공받을 수 있는 새로운 주거지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서울에서도 북촌, 서촌, 부암동 등이 새로운 주거지로 각광받고 있고, 서울시의 도시계획도 자연역사문화관광의 개념과 결합되는 도보길 개발로 초점을 옮기고 있다. 최근 서울시는 동북4구인 강북, 성북, 도봉, 노원구에서 지역 내 자원들을 활용한 관광벨트를 구축하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이 지역에 있는 북한산, 도봉산, 중랑천, 우이천 등 자연자원, 정릉, 태릉, 초안산 내시분묘 등 조선왕릉, 근현대유적지, 경춘선폐선 부지, 기념관, 문학관 등을 활용하여 새로운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주거지가 고립적으로 존재하기 보다는 주변의 인간적 삶을 풍부하게 하는 다양한 여건과 결합되는 네트워크가 형성이 과제로 되고 있다. 대규모 개발에 의한 단절적 주거환경보다는 도보길로 연결되는 직주근접의 네트워크가 중심이 되는 것이다.

재래시장과 최신 복합몰이 공존할 수 있는 환경, 출근길의 혼잡함과 피곤함을 덜 수 있는 지역, 골목길의 상가와 시설들이 주민의 안전과 일거리를 제공하는 주거지가 선택의 중요한 기준점이 될 것이다. 결국 주거의 기준이 가격이라는 경제적 측면에서 환경과 문화라는 삶의 여건, 컨텐츠로 바뀌는 것이다.

 
이제 새로운 관점에서 자신의 주거지를 선택하면서 도시의 삶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단순히 가격만이 아니라 주거지 주변의 다양한 자연자원, 사회문화자원 등을 점검하고, 활용할 수 있는 지를 확인하고 주거를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이상영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