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리더스
박원갑의 마켓리서치
부동산은 변화무쌍하게 움직이는 생물체와 같습니다. 부동산 시장을 체계적이면서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통해 멀리 내다볼 수 있는 투자 신호등이 되고자 합니다. 객관성, 공정성, 그리고 도덕성. 이 3가지 철학을 바탕으로 아직 어려운 영역인 진정한 부동산 애널리스트를 추구합니다.
프로필보기가격을 숭배하는 삶
요즘 문득 이런 생각을 해본다. 집값 때문에 부부싸움을 한다면, 단독주택에 사는 부부가 많이 할까, 아니면 아파트에 사는 부부가 많이 할까. 문득 아파트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나만의 생각은 아니었다. 주변 사람들에게 같은 질문을 해보니 대부분 아파트이라고 답했다. 왜 아파트일까.
가장 큰 원인은 한마디로 아파트는 쉽게 가격을 알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아파트는 언제든지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에서 주식처럼 앉은 자리에서 가격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IT(정보기술) 혁명 덕분이다. 하지만 정보 기술 혁명에도 불구하고 상품 자체가 균질화되지 않은 단독주택은 가격을 알기 어려운 구조다. 가격을 알아내기 위해선 돈을 들여 별도의 감정평가 절차를 거쳐야 한다. 평가 결과는 지금 당장이 아닌 며칠 지나야 할 수 있다.
이런 수고를 하지 않고 단독주택의 가치를 파악하는 길은 고작 1년에 한번 발표되는 단독주택 공시가격에 의존할 뿐이다. 그것도 번거롭게 단독주택 공시가격 조회 사이트를 따로 들어가서 찾아야 한다. 단독주택은 실제 거래가격 대비 공시가격 비율을 의미하는 시세 반영률은 지역마다 제각각이다. 이웃 집이 팔렸다고 하더라도 입지특성이 서로 달라 가격을 파악하기 쉽지 않다.
접근하기 좋은 포털사이트나 부동산사이트에서는 단독주택은 시세를 아예 취급조차 하지 않는다. 그래서 가끔 부동산 중개업소를 지나다가 듣는 “땅값이 3.3㎡(평당) 얼마에 거래됐다더라”는 귀뜸 정보가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격 정보를 얻기 힘든 단독주택 거주자들은 자연스럽게 가격 움직임에 대해 둔감해진다.
그렇지만 성냥갑 형태의 한국의 아파트는 상품 자체가 라면이나 통조림처럼 표준화, 규격화되어 있다. 그 덕에 정보 데이터의 계량화가 쉽고 가격도 쉽게 포착된다. 우리나라는 전세계적으로 보기 드물게 매주 아파트 시황이 발표된다. 그러나 단독주택이나 연립주택 시세 통계는 월간 단위로 시황이 공개돼 아파트보다는 확실히 늦다. 잦은 정보 공개는 평소에 모르던 사람까지 관심을 갖게 한다.
시장에서 가격은 단순한 수요와 공급뿐 아니라 인간의 기쁨이나 슬픔까지 고스란히 투영된다. 오죽하면 “가격은 인간의 변덕이나 두려움을 보여주는 지도”라는 말도 있을까. 가격에 많이 노출되는 사람은 가격의 변화에 따라 조울증환자처럼 감정의 기복이 생길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가격 스트레스를 상대적으로 많이 받는다. 물론 단독주택 거주자들도 예외적으로 가격정보에 예민한 경우도 있다.
자본 이득을 염두에 두고 재개발, 뉴타운 같은 대규모 개발이 진행되고 있을 때다. 재개발과 뉴타운 개발은 겉으로는 공공성을 띤 주거환경개선 사업이지만 실제로는 아파트 ‘재테크 사업’에 가깝다. 거칠게 말해 재개발과 뉴타운은 결국 허름한 단독주택을 허물고 아파트를 새로 지어 개발이익을 거둬들이겠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아파트 단지를 지으려는 과정이 진행되면 소유자들의 심리 상태도 아파트를 닮아간다는 점이다. 바로 가격 상승을 최고의 가치로 삼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가격이 하락하면서 하우스푸어로 전락, 큰 홍역을 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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