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대위기] 내우외환에 '흔들흔들'
이남의 기자
정유년, 경제위기의 공포가 짙어지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미국발 글로벌 위기에 이어 내년에는 대내외 불확실성을 동반한 경제위기가 찾아온다는 ‘10년 주기설’이 거론된다. 정부와 주요 연구기관을 비롯해 세계 경제연구소들은 우리나라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을 2%대로 낮췄다. <머니S>는 국내외 연구기관의 내년도 경제전망을 통해 경제위기 10년 주기설을 짚어봤다. 또 설문조사를 통해 경제위기 10년 주기설을 바라보는 경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내년에도 우리경제에는 암운이 짙어질 전망이다. 금융시장에선 10년 주기로 경제위기가 찾아온다는 ‘10년 위기설’이 고개를 들었다.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2008년 리먼발 글로벌 금융위기에 이어 2017년 경제위기가 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가 싱크탱크인 KDI(한국개발연구원)는 내년도 경제성장률이 2%대 초반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아가 미국의 금리인상과 지지부진한 산업구조조정, 가계부채 등 산적한 대내외 악재로 성장률이 1%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도 열어뒀다.
한국은행과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도 우리 경제성장률 전망을 각각 2.8%와 2.6%로 하향조정했다. 비교적 낙관적인 경제전망을 내놓는 OECD마저 전망치를 낮추면서 내년도 경제전망이 암울해지고 있다.

광화문 광장에 세워진 박근혜 대통령 조형물. /사진=뉴시스 이영환 기자
◆내우 1 - 리더십 부재, 정치리스크 문제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정치리스크는 내년도 경제위기의 주원인이다. 최근 국정 공백에 따른 정치혼란이 이어지면서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정치권은 최순실 게이트 파문으로 사실상 모든 업무가 마비됐다. 경제정책도 마찬가지다. 기획재정부는 이달 안으로 구조조정 계획 등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해야 하지만 청와대와 협의하지 못하고 있다. 여야가 갈등하는 탓에 청와대와의 소통도 중단됐다.
경제수장인 유일호 경제부총리를 대신할 신임 경제부총리 선임은 답보상태다. 청와대는 최순실 게이트를 수습하는 차원에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내정했으나 국회, 여당과 야당이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경제부총리 임명이 연기됐다. 아쉬운 대로 유일호 현 경제부총리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았지만 어떤 결정권한도 없는 총리와 장밋빛 경제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정치리스크는 금융시장도 혼란에 빠트렸다. 국내 증권시장은 지난달 말 최순실 게이트로 주식거래가 눈에 띄게 줄었고 개인투자자의 이탈도 심화됐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10월과 11월 각각 9581억원, 9104억원을 순매도했다. 11월 들어 국내 증시에서 빠져나간 외국인 자금도 1조원이 넘는다. 정치적 이슈가 단기간 해결되기 힘들다고 판단해 외국인투자자가 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파악된다.
외국인투자자들은 11월 전까지 11조420억원(코스피 10조1620억원, 코스닥 8600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지난 1월 3조원을 팔아치운 것을 제외하면 2월부터 10월까지 9개월 연속 순매수 기조를 이어갔으나 정치 불확실성이 연말 외국인의 투심에 찬물을 끼얹었다.
국가신용도 하락 우려도 커진다. 국제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는 정국 불안이 우리 경제에 위험요인이 된다고 경고했다. 지난 1일 분석자료를 통해 “최순실 리스크가 한국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OECD도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4%포인트 내리면서 ‘국내 정치 불안’을 우리 경제의 하방 요인으로 꼽았다.


◆내우 2 - 1300조원 가계부채, 경제위기 화근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불리는 가계부채도 내년도 경제위기를 촉발시키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올 연말에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1300조원의 가계부채 뇌관을 안은 우리 경제에 충격이 고스란히 전달된다. 이미 시중금리는 미국의 금리인상에 대비해 상승 흐름을 탔다. 주택담보대출금리는 지난달 말 2%대에서 3%대 후반으로 올랐고 대출금리가 5%대인 상품도 출시됐다. 대출이자가 오르면 빚내서 집을 산 집주인들은 원리금 상환부담이 커진다. 이자를 갚으려고 빚을 더 내거나 집을 급하게 내놓는 등 가계위기에 직면한다.
특히 가계부채의 질이 악화된 한계가구의 빚 부담지는 문제가 생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계가구는 2014년 130만3000가구에서 2015년 말 134만2000가구로 늘었다. 시장금리가 1%포인트 더 오르면 한계가구가 143만가구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처분가능소득에서 금융부채 원리금 상환액이 차지하는 비중(총부채 원리금 상환액·DSR)이 40%를 넘는 한계가구가 늘어날 것이란 얘기다.
대내외 연구기관은 가계 빚이 경제위기의 화근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국제결제은행(BIS)은 지난 9월 우리나라 민간신용(민간부채)과 관련 ‘주의단계’로 평가했다. BIS는 매년 두차례 국가별 신용갭을 평가하는데 우리나라는 지난 1분기 기준 3.1%포인트로 주의단계에 속했다. 이미 지난해 1분기와 2분기 신용갭은 각각 3.4%포인트, 3.9%포인트로 주의단계였다.

/사진=뉴시스 장세영 기자
◆외환 - 트럼프리스크, 환율전쟁·FTA 재협상 우려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외요인 역시 문제다. 내년에는 “미국의 재채기에 우리 경제가 독감에 걸린다”는 씁쓸한 현실이 뚜렷해진다. 트럼프리스크는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상당히 위협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먼저 도널드 트넘프 당선인이 대통령 취임 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작업이 우려된다.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정해 보복관세 부과, IMF를 통한 압박 등 무역제재를 가하면 중국의 수출입 감소, 우리나라와 중국의 통상관계가 악화될 가능성이 커진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6.0%, 미국은 13.3%에 이른다.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 후폭풍도 우리 경제를 위협한다. 그동안 트럼프가 공식적으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재협상을 논의한 적은 없으나 선거 유세기간에 한·미 FTA가 미국 제조업의 일자리를 파괴한다고 비난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상계관세, 보복관세 등으로 무역규제 압력을 올리면 내년도 우리나라 수출은 잿빛이 예고된다. 한국경제연구원은 한·미 FTA 재협상으로 양허관세가 정지되면 5년간(2017∼2021년) 수출손실이 269억달러, 일자리손실은 24만개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수출손실이 우려되는 산업은 자동차, 기계, ICT(정보통신기술), 석유화학, 철강, 가전, 섬유 등으로 우리 수출주력 종목이 꼽혔다.
노무라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 수출국 가운데 한국이 트럼프노믹스 충격을 가장 많이 받을 것”이라며 “2.0%로 자체 예측한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트럼프노믹스 때문에 1.5%로 추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유년, 경제위기의 공포가 짙어지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미국발 글로벌 위기에 이어 내년에는 대내외 불확실성을 동반한 경제위기가 찾아온다는 ‘10년 주기설’이 거론된다. 정부와 주요 연구기관을 비롯해 세계 경제연구소들은 우리나라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을 2%대로 낮췄다. <머니S>는 국내외 연구기관의 내년도 경제전망을 통해 경제위기 10년 주기설을 짚어봤다. 또 설문조사를 통해 경제위기 10년 주기설을 바라보는 경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내년에도 우리경제에는 암운이 짙어질 전망이다. 금융시장에선 10년 주기로 경제위기가 찾아온다는 ‘10년 위기설’이 고개를 들었다.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2008년 리먼발 글로벌 금융위기에 이어 2017년 경제위기가 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가 싱크탱크인 KDI(한국개발연구원)는 내년도 경제성장률이 2%대 초반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아가 미국의 금리인상과 지지부진한 산업구조조정, 가계부채 등 산적한 대내외 악재로 성장률이 1%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도 열어뒀다.
한국은행과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도 우리 경제성장률 전망을 각각 2.8%와 2.6%로 하향조정했다. 비교적 낙관적인 경제전망을 내놓는 OECD마저 전망치를 낮추면서 내년도 경제전망이 암울해지고 있다.
내년에도 우리경제에는 암운이 짙어질 전망이다. 금융시장에선 10년 주기로 경제위기가 찾아온다는 ‘10년 위기설’이 고개를 들었다.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2008년 리먼발 글로벌 금융위기에 이어 2017년 경제위기가 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가 싱크탱크인 KDI(한국개발연구원)는 내년도 경제성장률이 2%대 초반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아가 미국의 금리인상과 지지부진한 산업구조조정, 가계부채 등 산적한 대내외 악재로 성장률이 1%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도 열어뒀다.
한국은행과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도 우리 경제성장률 전망을 각각 2.8%와 2.6%로 하향조정했다. 비교적 낙관적인 경제전망을 내놓는 OECD마저 전망치를 낮추면서 내년도 경제전망이 암울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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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광장에 세워진 박근혜 대통령 조형물. /사진=뉴시스 이영환 기자 |
◆내우 1 - 리더십 부재, 정치리스크 문제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정치리스크는 내년도 경제위기의 주원인이다. 최근 국정 공백에 따른 정치혼란이 이어지면서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정치권은 최순실 게이트 파문으로 사실상 모든 업무가 마비됐다. 경제정책도 마찬가지다. 기획재정부는 이달 안으로 구조조정 계획 등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해야 하지만 청와대와 협의하지 못하고 있다. 여야가 갈등하는 탓에 청와대와의 소통도 중단됐다.
경제수장인 유일호 경제부총리를 대신할 신임 경제부총리 선임은 답보상태다. 청와대는 최순실 게이트를 수습하는 차원에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내정했으나 국회, 여당과 야당이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경제부총리 임명이 연기됐다. 아쉬운 대로 유일호 현 경제부총리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았지만 어떤 결정권한도 없는 총리와 장밋빛 경제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정치리스크는 금융시장도 혼란에 빠트렸다. 국내 증권시장은 지난달 말 최순실 게이트로 주식거래가 눈에 띄게 줄었고 개인투자자의 이탈도 심화됐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10월과 11월 각각 9581억원, 9104억원을 순매도했다. 11월 들어 국내 증시에서 빠져나간 외국인 자금도 1조원이 넘는다. 정치적 이슈가 단기간 해결되기 힘들다고 판단해 외국인투자자가 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파악된다.
외국인투자자들은 11월 전까지 11조420억원(코스피 10조1620억원, 코스닥 8600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지난 1월 3조원을 팔아치운 것을 제외하면 2월부터 10월까지 9개월 연속 순매수 기조를 이어갔으나 정치 불확실성이 연말 외국인의 투심에 찬물을 끼얹었다.
국가신용도 하락 우려도 커진다. 국제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는 정국 불안이 우리 경제에 위험요인이 된다고 경고했다. 지난 1일 분석자료를 통해 “최순실 리스크가 한국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OECD도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4%포인트 내리면서 ‘국내 정치 불안’을 우리 경제의 하방 요인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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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우 2 - 1300조원 가계부채, 경제위기 화근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불리는 가계부채도 내년도 경제위기를 촉발시키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올 연말에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1300조원의 가계부채 뇌관을 안은 우리 경제에 충격이 고스란히 전달된다. 이미 시중금리는 미국의 금리인상에 대비해 상승 흐름을 탔다. 주택담보대출금리는 지난달 말 2%대에서 3%대 후반으로 올랐고 대출금리가 5%대인 상품도 출시됐다. 대출이자가 오르면 빚내서 집을 산 집주인들은 원리금 상환부담이 커진다. 이자를 갚으려고 빚을 더 내거나 집을 급하게 내놓는 등 가계위기에 직면한다.
특히 가계부채의 질이 악화된 한계가구의 빚 부담지는 문제가 생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계가구는 2014년 130만3000가구에서 2015년 말 134만2000가구로 늘었다. 시장금리가 1%포인트 더 오르면 한계가구가 143만가구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처분가능소득에서 금융부채 원리금 상환액이 차지하는 비중(총부채 원리금 상환액·DSR)이 40%를 넘는 한계가구가 늘어날 것이란 얘기다.
대내외 연구기관은 가계 빚이 경제위기의 화근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국제결제은행(BIS)은 지난 9월 우리나라 민간신용(민간부채)과 관련 ‘주의단계’로 평가했다. BIS는 매년 두차례 국가별 신용갭을 평가하는데 우리나라는 지난 1분기 기준 3.1%포인트로 주의단계에 속했다. 이미 지난해 1분기와 2분기 신용갭은 각각 3.4%포인트, 3.9%포인트로 주의단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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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장세영 기자 |
◆외환 - 트럼프리스크, 환율전쟁·FTA 재협상 우려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외요인 역시 문제다. 내년에는 “미국의 재채기에 우리 경제가 독감에 걸린다”는 씁쓸한 현실이 뚜렷해진다. 트럼프리스크는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상당히 위협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먼저 도널드 트넘프 당선인이 대통령 취임 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작업이 우려된다.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정해 보복관세 부과, IMF를 통한 압박 등 무역제재를 가하면 중국의 수출입 감소, 우리나라와 중국의 통상관계가 악화될 가능성이 커진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6.0%, 미국은 13.3%에 이른다.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 후폭풍도 우리 경제를 위협한다. 그동안 트럼프가 공식적으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재협상을 논의한 적은 없으나 선거 유세기간에 한·미 FTA가 미국 제조업의 일자리를 파괴한다고 비난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상계관세, 보복관세 등으로 무역규제 압력을 올리면 내년도 우리나라 수출은 잿빛이 예고된다. 한국경제연구원은 한·미 FTA 재협상으로 양허관세가 정지되면 5년간(2017∼2021년) 수출손실이 269억달러, 일자리손실은 24만개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수출손실이 우려되는 산업은 자동차, 기계, ICT(정보통신기술), 석유화학, 철강, 가전, 섬유 등으로 우리 수출주력 종목이 꼽혔다.
노무라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 수출국 가운데 한국이 트럼프노믹스 충격을 가장 많이 받을 것”이라며 “2.0%로 자체 예측한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트럼프노믹스 때문에 1.5%로 추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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