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 이야기

공감가는 오피스 빌딩의 풍수지리

LBA 효성공인 2016. 5. 7. 13:50

공감가는 오피스 빌딩의 풍수지리          


안병관 |       

공감가는 오피스 빌딩의 풍수지리

우리나라에는 예로부터 풍수지리를 매우 중시 여기는 풍습이 있습니다. 이런 연유 때문인지 대기업 사옥이나 대형 건물들에도 풍수지리가 반영된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기업이 잘 되려면 좋은 터에 자리 잡고 사업하는 것이 그렇지 않은 것 보다 좀 더 나을 것이라는 나름의 믿음 때문일 것입니다.

▣ 전통적인 배산임수와 명당 자리
대표적 풍수지리인 배산임수를 반영해 지은 기업의 사옥들이 있습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옥은 주역에 통달한 내부 직원의 추천을 통해 불곡산을 뒤로 하고 전면에는 탄천이 흐르는 곳을 택했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한화그룹 사옥은 남산을 배경으로 청계천을 앞에 두고 있고 남산 줄기가 명동성당을 거쳐 한화 사옥까지 내려와 지맥을 이루고 있는 명당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시내 최고의 명당으로 손꼽히는 곳이 태평로에 있는 옛 삼성본관입니다. 이곳은 조선시대에 화폐를 제조하던 전환국이 위치했던 곳으로 돈과 인연이 깊은 자리입니다. 게다가 3개의 빌딩이 좌청룡 우백호처럼 서있고 넓은 정문 뒤편의 지대가 높아 건물을 떠받쳐주는 모양으로 되어 있는데 이는 재물이 잘 새지 않는 풍수지리적인 관점이 있다고 합니다. 이와 비슷한 이유로 미래에셋그룹이 옛 주전소 터였던 센터원빌딩에 자리를 잡았다는 것도 부동산 업계에서는 잘 알려진 풍수지리 중의 하나입니다.

▣ 좋은 기운을 받고 사업 번창 기원까지
이런 풍수지리 외에도 영험한 기운을 받아 사업이 잘될 수 있기를 기원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남산 앞에 위치한 한 오피스 빌딩에는 임대를 해놓고 간단한 서재만 꾸며 놓고 실제 운영은 하지 않는 임대공간이 있었습니다. 이 장소는 다른 곳에서 사업을 하는 회사의 대표가 매일 명상을 하기 위해서 임대했다고 합니다. 남산의 좋은 기운을 받아 사업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매주 한 번씩 들러 명상을 하고 가는 곳이어서 따로 출입하는 직원은 없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삼성서초 사옥은 삼성물산 최고경영자의 집무실이 최고층이 아니라 19층에 위치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처럼 32층이나 되는 높은 빌딩에 전망 좋은 층을 뒤로 하고 19층으로 택한 이유는 땅의 기운이 가장 센 곳이고 19라는 숫자가 풍수지리적으로 완전함을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SK의 종로구 서린동 사옥에는 정문 화강암 계단에 흰 점이 박힌 검은 돌이 있습니다. 이것은 거북이의 머리를 상징하는 것이라고 하는데요. 이 위치가 불의 기운이 강하기 때문에 물의 신인 거북이를 얹어서 불의 기운을 누르기 위한 것이라는 풍수지리적 해석이 있습니다.

▣ 물과 관련된 풍수지리
강남구청역 사거리에 있는 POBA 강남타워는 원래 영동백화점 부지인 곳으로 부도가 나 폐업하고 나산백화점으로 다시 문을 열었으나 이 또한 부도가 나서 10년간 흉물로 남아 있었습니다. 이런 좋지 못한 역사를 가졌던 부지를 정리하고 2011년 오피스 빌딩으로 변신을 했습니다. 풍수전문가는 부지가 산봉우리 터라 재물운이 부족하고 물을 재물로 보는 풍수지리라는 의견을 냈다고 합니다. 이를 반영해 내부에 벽면 폭포를 만들고 그 물이 고이도록 빌딩 앞에 작은 연못을 만들고 주변에 감나무를 심어 사업운을 키울 수 있도록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과거 음기가 강한 사찰이 주변에 있었다고 해서 양기가 센 사자석상을 빌딩 후면에 한 쌍씩 배치해 음양의 조화를 이루려 했다고 합니다.

물과 관련된 풍수는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현대산업개발 사옥에도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주변 탄천에서 유입되는 물이 많아 공사중에 물이 솟아오르자 수맥차단을 위해 사옥터에 동판을 깔아 수맥의 기를 잘랐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 외국인들도 관심있는 풍수지리
서소문에 있는 올리브타워는 조선 전기 중국 사신을 대접하기 위해 설치한 숙소인 태평관 터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2014년 10월 중국계 스마트폰 통신업체인 화웨이가 강남을 떠나 도심의 올리브타워로 입주했습니다. 풍수를 중요하게 여기는 중국인들의 성향과 역사적인 의미 때문에 명당인 태평관 터로 자리를 이전했을 것이라고 추측이 됩니다.

외국계 회사들이 국내에서 회사를 옮길 때 대표가 한국 사람이 아닌 외국인임에도 입주 행사로 고사를 지내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외국인이 돼지 머리에 절을 하고 돈을 입에 물리는 이색적인 풍경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이밖에도 외국계 증권이나 금융업종의 트레이더들이 근무하는 회사인데 출입문 위에 북어를 매달아 두기도 하는 것을 보면 미신이지만 사업이 잘 되고자 여러 가지 노력을 하는 것은 외국이나 우리나라나 똑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