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

점(Point●)이 아닌 선(Line→)처럼

LBA 효성공인 2015. 11. 13. 17:37

점(Point●)이 아닌 선(Line→)처럼

이상민 변호사 (서울회)

요즘은 시간이 없어 거의 손을 놓았습니다만 여름까지 참 열심히 했던 게임이 있습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 약칭 LOL)'라는 게임인데요. 대략 5년 전부터 우리나라 게임 시장의 대세를 '스타크래프트'로 대변되는 RTS(Real-Time Strategy, 실시간 전략게임) 장르에서 AOS(Aeon of Strife, 공성전 방식 기반 팀플레이 게임) 장르로 이전시킨 세계적 히트작입니다. 올해 10월 마지막 날 독일 베를린 메르세데스 벤츠 아레나에서 진행된 '2015년 롤드컵(LOL 월드컵) 결승전'에서 우리나라의 'SK Telecom T1' 팀이 우승하여 100만 달러의 상금을 획득하였고, 최우수선수인 'Faker' 이상혁 게이머는 세계 모든 LOL 유저들의 우상이기도 합니다.

게임을 잘 하기 위해서는 '손이 빨라야 한다'고 합니다. 마치 바둑을 잘 두려면 빠른 판단과 수읽기 싸움을 필요로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저는 손이 느린 편인지라 처음 이 게임을 접하였을 때 패전을 거듭하였습니다. LOL에는 등급 제도가 마련되어 있어서 이기면 승급을 하고 지면 강등이 됩니다. 지는 것도 한두 번이지, 계속 져서 강등이 되니 스트레스가 더 쌓이더군요.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에 'KT Rolster' 팀에서 선수로 활약하였던 친구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게임을 잘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지요. 그 친구는 제 게임을 복기하더니 재미있다는 표정을 지으며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형, 게임하면서 생각해 본 적 있어요? 뭐라고 해야 하나… '한타(전투를 의미)'에 이긴 순간만 보여요. 게임도 과거, 현재, 미래가 있는 건데 형 머리에는 딱 싸우는 그 순간밖에 없으니까 발전이 없는 거에요."

친구의 말을 곱씹으면서 저는 묘한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게임이든 인생이든 목표에 제대로 도달하기 위해서는, 과거와 현재를 잇는 선이 올바르게 이어지고 있는지 방향을 살피고 잘못된 부분을 찾아 궤도를 수정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간 삶이 바쁘다는 이유로 현재에 몰각되는 데 익숙해져 버린 것이 아닐까 하는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게임을 떠나서 과연 나는 과거와 현재의 경험을 밑바탕으로 삼아 미래로 나아가고 있는가, 순간에 몰각되지 않고 선 위에서 살아가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가'라는 자문(自問)을 하였습니다. 그 탓일까요. 이후 저는 게임에서 '패'보다 '승'이 조금 더 많아졌고, 결국 목표했던 등급까지 승급하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게임 뿐 아니라 인생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1년 전, 그리고 현재 자신의 모습을 바탕으로 삼아 내년 이맘때의 목표를 정해보시는 건 어떨지요. 함께 승급전에서 만나 뵙기를 기원합니다. Good Lu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