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민사20부(재판장 김용관 부장판사)는 서모씨가 법무사 이모씨를 상대로 "1억7280만원을 배상하라"며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4가합38987)에서 10일 원고패소 판결했다.
서씨는 2010년 2월 법무사 이씨에게 근저당설정등기를 맡겼다. 박모씨 명의 부동산에 근저당설정 등기를 하는 내용이었다. 이씨는 박씨를 만나 운전면허증과 인감증명서, 등기권리증 등의 서류를 받은 뒤 근저당설정등기를 마쳤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박씨라고 했던 사람이 가짜였다. 박씨의 등기권리증과 인감도장 등을 잠시 맡아 두고 있던 배모씨가 이를 이용해 돈을 가로채려 했던 것이다. 배씨는 박씨를 닮은 한 여성을 박씨인 것처럼 행세하도록 해 법무사 이씨에게 보내 박씨의 부동산에 근저당을 설정해주고 서씨로부터 3억7280만원을 송금받아 가로챘다. 서씨는 "법무사인 이씨가 근저당권설정등기 신청사무를 위임받았는데, 박씨를 자칭하는 인물과 배씨 말만 믿고 등기의무자 본인 의사에 대한 확인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소송을 냈다.
하지만 재판부는 서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법무사 이씨는 근저당권설정 당시 법무사법 제25조에 따라 박씨를 사칭한 사람으로부터 신분증 등 서류를 받아 본인 여부를 확인하고 등기를 마쳤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등기권리증을 가지고 박씨를 사칭한 사람이 박씨 본인이 아니라고 의심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던 상황에서 법무사인 이씨가 당사자로부터 인감증명서 등 서류를 제시받는 외에 본인임을 확인할 별다른 방법은 없었으므로 본인 확인의무를 다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