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사업에 투자하는 재테크를 아는가
(1) 시행사업의 이해
부동산 개발사업에는 아파트, 오피스텔, 상가, 주상복합, 빌라 등이 있다. 개발사업의 주체 즉 해당 사업지 매입자를 시행회사라 부른다. 시행회사는 시공회사와 분양회사를 선정하며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역할을 하는 등 실질적인 사업 운영자라고 생각하면 된다.
대부분의 시행회사는 사업비 지출이 크기 때문에 자금에 허덕이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가 시행사업 하나만 잘 끝내면 평생 먹고 살 수 있는 돈을 한 번에 벌기도 한다. 물론 반대로 평생 모은 돈을 한 번의 실패로 몽땅 날리기도 한다. 멀리 시행회사로 갈 필요도 없이 우리가 아는 연예인 중에서도 시행사업을 잘못해서 가진 돈을 모두 탕진한 경우가 있는가 하면, 한 유명 개그맨은 경기도 분당에서 고급 빌라 시행사업으로 수십억 원을 벌었다는 뉴스가 나오기도 했다.
시행사업으로 돈 방석에 앉은 사람들과 모든 돈을 탕진하는 사람들의 차이는 단 한 가지다. 마케팅을 잘해서 분양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수십억 원에서 수백억 원을 버는 것이고, 마케팅 부족으로 분양에 실패하면 당연히 미분양만 수두룩하게 쌓여 결국 사업 실패로 귀결된다. 이처럼 시행사업에 있어 성공과 실패의 열쇠는 분양에 있다.
분양회사들의 최종적인 목표는 시행사업을 하는 것이다. 분양회사 사업만으로도 규모는 크다고 할 수 있지만, 시행사업과 비교할 수준이 아니다. 분양회사가 시행사업에 진출했다가 실패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데, 원인은 분양사업을 성공적으로 늘 해왔기 때문에 뭐든 잘 할 수 있다는 자만감에 빠져 일을 그르쳤기 때문이다.
실패의 원인으로 분양가격이 너무 높았다던가, 사업지의 위치가 떨어졌다던가 등의 여러 이유들이 있겠지만, 내가 보기에 근본적인 이유는 분양시장의 수요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행사업은 사업부지 매입부터 건축 인허가 승인 그리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일반분양을 시작할 때까지 짧게는 1년에서 보통 수 년이 소요된다. 그 이상 시간이 소요되는 시행사업도 많다.
이 기간 동안 부동산시장의 투자 수요가 변하기 때문에 이를 예측하지 못하면 타이밍을 놓쳐 시행사업에 큰 차질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예를 들어 지금은 상가 분양시장이 좋아 시행회사가 토지를 매입하고 건축 인허가 승인 후 분양을 할 때까지 2년이 걸렸다고 하자. 2년 후 상가 분양시장이 좋으면 다행이지만, 불경기로 변했다면 시행회사는 분양가격을 내려서라도 시행사업을 진행할지, 아니면 높은 이자를 몇 년간 지불하겠다는 각오로 상가 분양시장이 다시 좋아질 때를 기다려야 할 것이다. 넉넉한 자금력을 보유한 시행회사는 기다리는 쪽을 선택할 것이지만, 자금력이 부족한 시행회사는 버틸 수 없기 때문에 무리해서라도 시행사업을 진행할 것이다.
(2) 시행사업의 투자
시행사업은 도박처럼 투자금을 날릴 수 있는 위험과 성공하면 엄청난 수익이 발생한다는 너무나도 대조적인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다른 부동산처럼 ‘적게 수익이 생겨도 안전하게’라는 단어가 시행사업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흔한 말로 복불복 또는 모 아니면 도만 존재한다.
하지만 이 책을 여기까지 읽은 독자라면 투자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감이 잡혔을 것이다. 부동산 투자에서 타이밍의 중요성 말이다. 시행사업에 투자한다고 가정하면 소비자 입장이 아닌 부동산 투자를 공급하는 공급자 입장 즉 개발자 입장으로 모든 생각을 바꿔야 한다. 오피스텔이나 상가라면 시행사업 투자 후, 무조건 6개월에서 8개월 내에 모든 건축 인허가 사항들이 끝나고 일반 분양이 시작될 수 있는 시행사업으로 선택해야 한다. 그 기간이 너무 길어지면 리스크는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 반복해서 하는 말이지만 부동산 경기는 항상 변하기 때문이다. 반면 8개월 이내라면 현재의 부동산 시장만 잘 파악해도 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실패 확률이 그만큼 줄어들 수 있다. 남의 패를 보며 도박을 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내는 대단히 중요한 부분이므로 시행사업 투자 때 활용하기 바란다.
일반 투자자가 시행사업에 투자하기란 앞서 소개한 분양회사에 분양보증금(분양공탁금)을 투자하는 것만큼 접근하기가 어렵다. 때문에 신뢰가 높은 지인끼리, 또는 펀드회사 등으로부터 시행사업의 투자금 유치가 이뤄진다.
시행사업 투자금은 정해진 금액이 없으며, 투자 기간은 보통 1년 정도로 분양률이 30~70% 목표가 달성됐을 때 또는 시행사업 종료 시까지가 대부분이다. 수익금은 딱히 정해지지 않았으며, 보통은 투자원금의 두 배 정도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시행사업도 부동산시장의 경기에 따라 굉장히 민감하므로, 아파트 시행사업, 오피스텔 시행사업, 주상복합 시행사업, 전원주택/타운하우스 시행사업을 잘 선택한 후 혹시 잘못 됐을 경우를 대비해서 투자금에 대한 안전장치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전문가에게 필히 조언을 받는 것이 현명하다.
일반 투자자가 시행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끌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어떤 부동산의 시행사업이 현 부동산시장에서 수요층이 많겠는가를 예측하는 것은 가능한 영역이다. 시행사업에서 분양이 잘 될지, 안 될지를 예측하는 것보다 중요한 판단요소는 없다. 그 예측이 적중하는 순간, 그리고 조기에 분양이 완판됐다는 소식이 들리는 순간 당신은 그 희열을 잊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