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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 말하는 시대' 준비하라

LBA 효성공인 2014. 4. 30. 19:45

[MT시평] '눈으로 말하는 시대' 준비하라

머니투데이 전병서 경희대 China MBA 객원교수 | 

20세기는 석유가 바꾼 세상이라면 21세기는 석유가 바꾼 세상을 정보가 바꾸었다. 정보는 귀에서 손으로 그리고 이젠 눈으로 가고 있다. 손이 자유로운 시대가 오면 또 다른 새로운 세계다. 손이 아니라 안경처럼 '쓰는 핸드폰', 콘택트렌즈 같은 '눈에 끼우는 핸드폰'이 나오면 세상은 어떻게 바뀔까?

지금 정보의 세계에서는 '손이 말하는 시대'에서 '눈으로 말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시대를 앞서는 코드는 이제 '눈'이다. 눈으로 말하고 눈에 보여주는 것이 대세다. 이젠 음성인식, 위치정보는 첨단기술기업만이 독점하는 기술이 아니라 누구나 쓸 수 있는 기술이 되었다. 중국이 좋은 사례다. 중국은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를 취재하는 기자들이게 구글 글라스를 지급했다. 보이는 데로 찍어 전송하고 현장에서 검색하고 취재하게 했다. 춘절에 바이두는 빅데이타를 활용해 중국13억의 인구이동을 실시간으로 인터넷 화면으로 보여줬다.

'말하는 핸드폰'이 '손가락으로 터치하는 핸드폰'으로 바뀔 때 한국은 핸드폰 제조에서 대박을 냈다. 아날로그 시대 핸드폰의 원조 모토롤라를 디지털핸드폰에서 이겼고, 핸드폰의 전설 노키아를 스마트폰이 제쳤다.

그런데 이제 '눈으로 말하는 핸드폰'에서는 그 경쟁자가 애플일지 구글일지 모르지만 그 누군가와 최후의 승부를 해야 한다. 그러나 한국은 세계최초로 CDMA디지탈 핸드폰 개발했고, 애플을 넘어서는 스마트 폰은 개발했지만 세계를 휘어잡을 콘텐츠나 앱의 개발은 없었다. 한국이 개발한 친구 찾기 사이트인 '싸이월드'가 사실 페이스북(페북)의 원조다. CDMA가 디지털 핸드폰의 시작이었지만 핵심은 콘텐츠다. 그러나 그간 한국은 콘텐츠의 세계화가 없었다.

한국의 하드웨어에서 성공이 역설적으로 한국정보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금 세상을 바꾸는 모바일의 핵심은 말랑말랑한 소프트웨어와 콘텐츠다. 딱딱한 하드웨어는 중국과 아시아 때문에 안 된다. 발상을 애초부터 소프트 하게 하고 시장은 미국과 중국과 같은 큰 시장에 집중해야 한다. 한국에만 국한된 서비스, 하드웨어에 국한된 정보산업은 남 좋은 일만 시킨다.

빠른 모방에 거기에 내 것 하나를 더 추가하는 것이 스피드시대 창조의 방식이다. 거대 공룡기업이 되어 순발력이 떨어지면 번 돈으로 M&A를 해서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미국의 IT공룡 구글, 애플, 페북이 보여주는 답이다. 그러나 한국의 IT하드웨어 기업들은 분기에 몇 조원을 벌었는지 경쟁만 하지 소프트한 첨단기술기업의 M&A가 없다.

모으고 베끼고, M&A 하고, 확산하는 재주가 돈이다. 중국 최대의 온라인게임업체인 탄센트가 한국의 카카오톡에 720억 원을 투자했다. 최근 페북이 가입자 5억명의 와츠앱을 190억불에 인수했다. 14억명의 가입자를 가진 카톡의 가치를 같은 기준으로 환산한다면 53억불이다. 탄센트는 투자금의 대략 10배의 가치를 가진 기업을 골라 투자한 것이다. 결국 재주는 한국이 넘고 돈은 중국이 번 것이다. 중국의 텐센트는 한국 게임업체가 개발한 게임 크로스파이어로만 조 단위 이상을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고, 한국의 네오플이 개발한 던전앤파이터도 중국에서 퍼블리싱 하면서 대박을 냈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돈이지만 돈은 정보가 바꾼다. '손으로 말하는 정보'의 시대 다음은 '눈으로 말하는 정보'의 시대다. 이젠 유통, 판매도 모바일을 염두에 두고 기획하고 실행해야 한다. 한국은 해외 직구가 유행이지만 지금 중국은 지금 리모콘으로 BMW와 황금 바까지 구매하는 온라인 직구시대다. 중국에서는 전자상거래업체 타오바오가 물건사고 남은 돈을 MMF에 넣어 굴려주는 위어바오 서비스로 9개월만에 8,100만명의 가입자와 5,413억위안, 90조원의 돈을 모았다. 전체은행 예금의 0.5%에 달하는 돈이 순식간에 인터넷금융상품에 몰린 것이다. 6억 명의 인터넷가입자와 12.3억 명의 모바일 가입자가 만든 변화다.

물류, 유통, 금융혁명이 손가락에서 이젠 눈에서 나온다. '손으로 말하는 시대'에 한국은 운 좋게 핸드폰 팔아 돈 벌었지만 핸드폰강국이라고 자랑만 할 게 아니다. '눈으로 말하는 시대'에는 서비스강국으로 돈 벌 생각을 해야 한다. 하드웨어만 자랑하다 몰락한 모토롤라, 노키아의 길을 따라 갈 수 있기 때문이다.